지난 달 경기도 가평군에서 발생한 노부부 사망·실종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용에 씌었다”는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의 말에 세뇌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검찰은 교주 임모(63) 씨와 노부부의 딸 이모(43) 씨를 구속기소했다.
1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형사3부는 이 씨와 임 씨를 각각 자살교사와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 조사 결과, “용에 씌었으니 하나님께 가야 한다”는 임 씨의 말을 맹신한 노부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고, 딸 이 씨는 이를 방조했다. 이 씨는 부모를 직접 차에 태워 노부부가 투신한 강까지 데리고 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의 아버지 A 씨는 지난달 12일 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어머니 B 씨는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30년 간 미국에서 살면서 목사생활을 하던 A 씨는 우연히 교주 임 씨를 알게 됐다. 임 씨는 자신을 “종교 모임을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고, 노부부는 그를 따르게 됐다. 이내 그들은 미국에 있던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지난 2014년께 국내로 들어왔다. 이후 A 씨 가족은 임 씨를 따르는 교인 등 7명과 함께 경기도 가평군의 한 마을에 집을 빌려 함께 살았다고 한다.
임 씨는 노부부에게 “용에 씌었으니 어서 회개하고 빨리 하나님의 곁으로 가야한다”고 세뇌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임 씨는 노부부의 화장실 사용 시간을 문제 삼으며 “음란하다”고 타박, 영·유아용 애니메이션인 <뽀로로>를 볼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마음이 순수해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진 않지만 교인들 모두 임 씨의 무조건 지시를 따랐다”며 “A 씨 부부가 ‘회개하고 빨리 하나님 곁으로 가라’는 말을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뜻으로 이해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졌다. 교주 임 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충격적”이라며 “저런 꾐에 빠져들지 않게 사이비 범죄는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30년 간 목사를 한 사람이 사이비 교주에 빠진 것을 보면 30년 간 그 교회에 다녔을 신도들도 걱정된다”며 “목사 부부가 은연 중에 사이비 종교 홍보를 하고 다니진 않았을지 수사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항상 사이비 종교가 문제다”, “신의 이름을 빌린 악마”, “딸도 똑같이 엄벌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