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공연할 남측 예술단 라인업이 꾸려졌다. 남한의 가수들이 평양에서 공연하는 것은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 기념 통일음악회 이후 15년 만이다.
통일부는 2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한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남북 실무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북 대표단은 작곡가 윤상 씨와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이 각각 수석 대표로 나섰다.
남측 예술단은 160여 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걸그룹 레드벨벳 등이 포함됐다. 가수 서현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남측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불렀다.
예술단은 오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각 1회 진행할 계획이다. 정확한 공연 날짜와 선곡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전전검단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무대 설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예술단 라인업이 공개되자, 국민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인업”이라며 만족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한 네티즌은 “과연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노래를 부를지 정말 궁금하다”며 “조용필, 이선희 노래는 우리도 듣기 힘든데 장르별로 다양하게 잘 구성한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걸그룹 레드벨벳이 평양에서 공연하는 최초 아이돌로 선정된 것에 의외라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남한을 대표하게 되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며 “나도 평양에 따라가 공연을 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기뻐했다.
레드벨벳도 이날 예술단 단원으로 선택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경향에 따르면, 레드벨벳은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양에서 펼치는 무대는 처음인 만큼 저희도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남북은 남아 있는 실무적 사안들은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실무 접촉에는 우리측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 박형일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 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당장을 대표 단장으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