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소비자가 직접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국제 배송을 통해 받아보는 것을 해외 직접 구매라고 하고, 줄여서 해외직구라고 부른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1740만 건에 달하던 해외직구 건수는 2017년 2359만 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하는 해외직구 수요만큼 사기 의심 사이트도 증가해 소비자들의 불만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밝힌 ‘해외직구 사기 의심 사이트 관련 소비자 상담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접수된 해외직구 사기 의심 사이트 관련 상담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해외직구 사기 의심 사이트 관련 상담 건수는 1496건이며, 2015년 152건, 2016년 265건, 2017년 617건, 2018년 상반기 462건으로 3년 사이 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상담 신청이유에는 가품추정, 결제오류, 환불 불이행, 품질불량 등으로 다양했다.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해외직구 피해 상담사례 품목에는 항공권 및 항공 서비스, 의류 및 신발, 숙박, 식품 및 의약품, 가사용품 등 10개 품목들이 포함돼 있었다. 의류 및 신발 분야에서는 하자있는 상품의 반품 거부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이 차지했다.
SNS를 통한 해외직구 사기 사례도 있었다. A 씨는 2019년 1월 인스타그램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신발 광고를 보고 사이트에 접속해 상품을 주문했으나, 돈을 입금하고 며칠 후 배송 완료 이메일을 받았지만, 상품은 수령하지 못했다.
또 다른 해외직구 사기 피해자 B 씨는 2018년 12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접속한 사이트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구매했다. 그러나 배송을 기다리던 중 세관을 통해 운동화가 가품이니 반송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아 운동화를 구매한 곳이 사기 사이트임을 알게 됐다.
해외직구로 액세서리를 종종 구매한다는 대학생 노은엽(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해외직구로 귀걸이나 옷 등을 자주 구매한다. 배송되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지만 저렴해서 좋다. 노 씨는 "그러나 주변에서 해외직구 사기 사례를 몇 번 듣고 나서는 나도 사기를 당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해외직구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증가하는 수요만큼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고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직구 피해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부족해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직구 피해 예방을 위해 소비자 유의사항을 발표했다. 먼저, 해외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을 통해 사기 의심 쇼핑몰 리스트를 확인하고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자 연락 두절, 결제금액 상이, 오배송 등의 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신용카드사의 ‘차지백(chargeback)’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차치백 서비스는 해외 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구매한 후 미배송, 오배송 등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신용카드 발급사에 입증 서류를 제출하면 거래대금을 환불해주는 서비스다. 그럼에도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상담을 신청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증가하는 해외직구 피해에 대비해 소비자가 해외직구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해외직구 사기 의심 사이트 피해 예방 가이드’를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구매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 예방과 불편 해소를 위한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