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여러 문제로 리콜된 제품들이 해외구매대행업체를 통해 국내에서 버젓이 유통∙판매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해외직구를 즐겨하던 소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은 2018년 한 해 동안 해외에서 리콜된 결함∙불량 제품의 국내 유통 여부를 감시해 132개 제품에 대해 판매차단, 무상 수리, 교환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결함∙불량제품 리콜된 제품을 조사해 조치를 취한 품목에는 아동∙유아용품, 음∙식료품, 화장품, 가전 및 전자기기, 스포츠∙레저용품 등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밝힌 ‘해외 리콜 제품 국내 유통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해외에서 리콜된 품목 중 국내에서 유통되다 적발된 제품은 아동∙유아용품이 38개로 가장 많았고, 음∙식료품이 24개, 화장품이 21개로 그 뒤를 이었다. 아동∙유아용품은 부품 삼킴 등의 사유로 해외에서 리콜된 것들이 많았으며, 음∙식료품은 세균 감염 우려와 유해물질 검출이 리콜된 주된 사유로 드러났다. 화장품은 유해물질 검출로 리콜된 제품들이 많았다.
해외에서 리콜된 아동∙유아용품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자, 부모들은 걱정부터 앞섰다. 13일, 한 포털사이트 맘 카페에는 ‘해외에서 리콜된 불량제품 해외직구 통해서 들어온다고 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는 “해외직구 통해서 많이 물건 주문하는데, 해외에서 리콜된 불량 제품들이 직구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된다고 한다.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 유아용품이라고 하는데, 해외직구도 안전하지 못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맘 카페 회원은 댓글로 “해외직구가 그래서 싼 걸 수도 있다. 이제 뭘 믿고 제품을 사야 하냐”고 말했다.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사를 통해 유통∙판매되는 특성상 이미 판매 차단된 제품이 다시 국내에서 유통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리콜 제품의 국내 유통 원천 차단을 위해 기존에 판매를 차단 조치한 제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감시해 재유통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리콜된 제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파는 유통업자들이 문제다”, “분명히 불량제품들을 유통한 업자들은 알고 팔았을 것이다. 조치만 취하지 말고 유통업자들을 엄격히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들의 국내 유통 사실에 크게 분노했다.해외에서 리콜된 제품 중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판매차단 조치를 취한 것 중 유아용품에는 유아용 딸랑이(BIRO, VTech), 유아용 인형(Theo Klein), 유아용 식탁 의자(Skip Hop), 스퀴시 장난감(부드러운 재질이며 누르면 누른 부분이 들어가고 손을 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장난감) 등이 있었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 부품이 쉽게 분리돼 아기가 삼킬 우려가 있어 리콜된 것으로 드러났다. 리콜된 제품 중에는 유아용품뿐만 아니라 초콜릿(Anthon Berg), 젤리(Yuki&Love), 과자(Trafo), 사탕(IKEA) 등 사람들이 즐겨 찾는 간식들도 들어 있다. 이 간식들은 살모넬라균 등에 오염됐을 위험이 있고, 플라스틱 조각이 혼입돼 있을 가능성 때문에 판매차단 조치가 취해졌다. 이 외의 나머지 ‘해외 리콜 시정조치 제품 목록’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www.ciss.go.kr) 홈페이지 위해정보 처리속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해외직구나 구매대행 시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www.ciss.go.kr), 또는 열린 소비자 포털 행복 드림(www.consumer.go.kr)에서 해외제품 리콜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주위에서 해외 리콜 제품을 구매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나 한국소비자원에 문의해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