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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역사와 전통 알려 주는 곳,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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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역사와 전통 알려 주는 곳,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
  • 취재기자 김윤정
  • 승인 2019.11.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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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의 우아한 숨결 속에 전통 공예⋅악기 교육과 민속 공연 상시 진행
창원⋅마산⋅진해의 역사와 문화는 역사민속관에 가득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라는 구절로 익숙한 동요 <고향의 봄>은 이원수 씨가 경남 창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쓴 시다. 그 구절이 태어난 곳 창원에는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이 있다. 이곳은 <고향의 봄>이라는 동시처럼 꽃과 나무가 가득 찬 공간이다. 또 창원의 전통과 역사가 함께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창원의 집, 창원역사민속관 지도(사진: 네이버 지도).
창원의 집, 창원역사민속관 지도(사진: 네이버 지도).

창원의 집은 약 200년 전부터 조선 말기 순흥 안씨 집안이 대대로 살던 곳이다. 1974년에 창원공단 조성과 더불어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안씨 집안의 전통한옥을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시에서 구입해 지금의 창원의 집이 탄생했다.

창원의 집 안에는 창원역사민속관이 같이 있는데, 이곳은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문화를 전승ㆍ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2012년 8월 24일 개관했다. 창원역사민속관에는 역사관(선사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창원 역사를 설명), 현대관(통합 창원시의 시작과 현재의 모습을 소개), 제1민속관(창원의 무형 문화재 소개), 제2민속관(농경 사회를 바탕으로 한 조상들의 모습 소개), 기획전시실(창원의 역사 및 민속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을 개최), 입체영상관(창원의 역사와 설화 등을 소재로 3D 입체 영화 상영)이 있다.

창원의 집, 창원역사민속관으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창원중앙역에서 내린 다음,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221번을 타면 창원의 집, 창원역사민속관에 도착한다. 승용차로는 올 경우에는 서울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 당진영덕 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오면 된다.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은 입장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1월 1일, 설, 추석에는 휴관한다. 또한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개방하니 시간을 잘 살펴 가며 관람하는 것이 좋다. 창원의 집의 총 부지는 1만 208㎡, 창원역사민속관은 3237㎡으로 두 곳 모두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창원의 집은 입구에서 보이는 솟을대문과 여러 채의 집, 다양한 유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솟을대문은 건물 입구 부분이 좌우 행랑보다 높이 솟아 있어 솟을대문이라고 불린다.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연자방아(곡식을 탈곡 또는 제분하는 방아), 안채(여성들의 생활공간), 사랑채(손님을 맞이하는 공간), 민속교육관, 농기구 전시관, 퇴은정, 다목적전각, 연못, 팔각정, 효경문, 창원역사민속관, 창원마루가 자리하고 있다.

화창하고 구름 한 점 없던 날, 창원의 집 앞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화창하고 구름 한 점 없던 날, 창원의 집 앞모습(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 안에 있는 한옥들 지붕은 모두 팔작지붕의 형태로 지어져 있다. 팔작지붕이란 지붕면 위에 삼각형의 벽을 이루고 위까지 박공이 달려 있는 것을 말한다. 문화관광해설사 남강웅(67) 씨는 “팔작지붕으로 지어서 우리의 전통미를 살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랑 비교한다면, 그 나라의 건물들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겠지만, 그들의 집은 직선이어서 곡선으로 되어있는 우리 건축물이 훨씬 고풍스러운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곳을 관광하던 대학생 조유연(21) 씨는 “한옥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직접 보니 전통미가 잘 표현돼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팔작지붕. 지붕이 완만하고 은근한 곡선으로 돼있어 더욱 아름답다(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팔작지붕. 지붕이 완만하고 은근한 곡선으로 돼있어 더욱 아름답다(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은 시민들에게 전통한옥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즐거움과 휴식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창원의 집 안쪽에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투호와 윷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직장인 김동건(30) 씨는 “한옥뿐만 아니라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같이 온 친구들과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설사 남강웅 씨는 “창원의 집은 개나리, 진달래, 목련, 홍매화 등 아름다운 꽃들이 사시사철 피어있고, 조용하고 경치도 좋아 도심 속에서 휴식처가 돼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윷놀이와 투호가 마련된 공간(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윷놀이와 투호가 마련된 공간(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민속교육관에서는 대금, 해금, 가야금, 민요, 매듭공예, 다도 등 다양한 강좌를 열어 사람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다. 10월 17일 목요일에는 다목적 전각 특설무대에서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성녀 씨를 모셔 2019인문학콘서트를 열었다. 해설사 남강웅 씨는 우리 전통혼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장소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밝혔다. 다만 창원시민과 다문화가정에 한해서다.

창원의 집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 사용되는 민속교육관(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할 때 사용되는 민속교육관(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 바로 옆에는 창원역사민속관이 있다. 여기서는 선사시대부터 근대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리고 창원의 여러 문화재와 농경사회 시절에 실제로 이 지역에 살던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농기구와 전통의복, 지역의 전통 가옥구조, 격식에 따른 상차림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12월 15일에는 '자수, 아름답고 소중한 한 땀의 미학'이라는 프로그램을 연다. 이 프로그램은 창원문화 재단과 동양자수 박물관이 함께 기획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수는 서민, 상류층 사회 등 계층 구분 없이 사용돼 독특한 예술을 보여준다. 한국 전통 자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관람객 손수아(21) 씨는 “그냥 박물관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관련 있는 프로그램을 열어 이곳이 더 관심이 가고 흥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창원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창원역사민속관의 전경, 창원의 역사를 설명해놓은 창원역사민속관의 역사관 입구 쪽(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창원역사민속관의 전경, 창원의 역사를 설명해놓은 창원역사민속관의 역사관 입구 쪽(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역사민속관에서는 옛 역사뿐만 아니라 창원시의 탄생 이야기를 알려준다. 지금의 창원시는 옛 창원시, 진해시, 마산시가 통합돼 탄생한 도시다. 옛 창원시의 시작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있다. 원래 창원시는 조선 시대 창원 도호부가 있었던 곳이 었으며, 1973년부터 계획도시(자연적, 역사적으로 탄생하고 성장했으나 정치•경제•산업 입지 등의 이유로 새로운 도시로 계획하는 것)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74년 옛 창원시를 호주의 수도 캔버라를 바탕으로 한 계획도시로 개발하게 됐다. 해설사 남강웅 씨는 “옛 창원시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캔버라를 모델로 만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숲과 공원이 많아 창원이 아름답다”며 창원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원시의 시작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시의 시작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하지만 옛 창원시와 진해시, 마산시가 통합을 도모하던 때 일부 지역에서는 반발하기도 했다. 부산일보의 2009년 11월 19일자 보도에 의하면, 당시 진해시 웅동 1·2동 통합반대추진 위원회를 비롯해 진해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진해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시의원들의 입장표명을 촉구했고,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행정구역 통합은 반드시 주민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돼야 한다"며 "마·창·진 통합에 대한 시의원들의 개인 입장 표명은 물론 시의회의 찬·반 여부 결정도 무기명 대신 기명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같은 부산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마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생민주마산회의도 마·창·진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주민 투표 실시를 촉구하며 마산시 의회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통합이 된 후 옛 지명을 살려 마산의 남부 지역은 마산합포구로, 북부 지역은 마산회원구로 명명돼 있다.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고, 푸른 나무가 있는 창원의 집 정원(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고, 푸른 나무가 있는 창원의 집 정원(사진: 취재기자 김윤정).

창원의 집, 창원역사민속관은 휴식처이자 창원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다. 현대사회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그에 따라 우리의 전통과 역사는 점점 잊혀가고 있다. 만약 자신이 우리의 과거에 무관심했다면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에 방문하는 것이 그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뀌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남강웅 씨는 “이곳은 경치가 예뻐서 사진 찍기에도 좋다. 또 나무와 꽃이 많아 휴식하기도 좋은 곳이다.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은 전통과 문화도 배우고 휴식도 취할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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