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차, 보이차, 여우티, 동규자차 등 효과 봤다는 SNS광고나 체험기 넘쳐
실제 상용했지만 효과 봤다는 사람은 정작 드물어
전문가, “차는 칼로리 낮은 음료수일 뿐, 살을 빼주는 성분은 없다”
공부하느라 하루 종일 앉아있는 김채은(16, 부산시 해운대구) 양은 먹는 양은 늘었는데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많고 몸을 움직일 시간이 없어 살이 쪘다. 예쁜 옷을 입고 싶은데 살이 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친언니에게 말했더니, 언니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우엉차를 추천해줬다. 김 양은 우엉차를 마시면 배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먹게 됐다. 하지만 김 양은 우엉차를 계속 마셨어도 다이어트 효과가 없어서 실망하고 말았다.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른 몸매를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원 푸드 다이어트, 약물 다이어트 등 시기에 따라 다이어트 방법이 변화한 것도 사실이다. 그 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에서도 최근 다이어트의 트렌드는 차 마시기다.
요즘 다이어터들은 차 다이어트에 푹 빠졌다. 차 다이어트는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되고 살도 빠진다는 점에서 다이어터들의 흥미를 끌었다. 여러 SNS를 보면 “이 차 마시고 5kg 감량했어요”와 같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차광고 내용이 많다. 그런 광고를 보고 차를 산 소비자들은 광고에 나왔던 만큼의 체중 감량을 기대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다류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다류 생산 실적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2014년 이후로도 사람들이 건강, 미용,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해독 기능 차(teatox), 미용 목적의 차들이 등장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다양한 차 종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실론티, 백차잎 등 아시아 차 원료를 이용한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고 있다.
최근 거론되는 다이어트 차에는 우엉차, 히비스커스차, 보이차, 레몬밤차 등이 있다. 그밖에도 여우티, 브이차, 하드코어버닝티 등 제품들이 다양해졌다.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핫한 제품인 여우티는 60만 세트가 완판됐고, 7만 개의 리뷰를 보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차 브랜드들은 생산량과 판매량이 늘어났고,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티 종류 음료가 많이 개발되어 출시됐다.
차에는 면역력 증가, 식욕 억제, 질병 예방, 노화 방지, 피부 미용 등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또한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 들은 차를 골라서 선택해서 마실 수 있는 것이 차의 장점이다. 그런 장점을 살려서,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차를 섭취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남자친구 소개로 차 다이어트의 일종인 디톡스 다이어트를 알게 된 대학생 김하연(21, 부산시 북구) 씨는 시중에 파는 아미코젠 세븐데이즈 디톡스라는 제품을 사용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제품명 그대로 7일 동안 진행됐고, 총 네 가지의 가루를 한꺼번에 물에 타서 밥 대신 하루에 세 번씩 먹었다. 한 번 먹을 때마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캡슐 12개를 별도로 먹어야 했다. 하루에 총 36알의 캡슐을 먹게 되는 셈이다. 처음 먹었을 때 구역질이 날 정도로 맛이 없었고, 알약을 삼키는 게 힘들어서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몸에 독소를 빼주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말 때문에 참고 끝까지 시행했다. 7일이 지나고 체중계 위에 섰을 때 1kg 정도가 빠져있었다. 김 씨는 “그 구역질 나는 걸 7일만 참고 먹으면 된다고 하기에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손을 못 댔는데, 1kg가 빠진 게 다인가? 그냥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살아도 빠지는 1kg를 꼬박 7일이나 참은 결과로 나오다니 다시는 이런 다이어트 안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경애(50,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가 집안일을 한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을 하느라 축적된 피로와 살은 그녀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줬다. 운동하며 살을 빼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바쁜 와중에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동규자차의 후기를 보고 차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전에 레몬밤, 명월초, 카카오닙스 차로 다이어트를 시도해봤지만 살을 빼지 못했다. 하지만 효과가 확실하다는 동규자차의 후기를 보고 한 번 더 믿어보자는 생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뱃살을 빼고자 마음먹었지만 효과가 하나도 없었다. 박 씨는 “혹시나 해서 먹어봤지만 역시 이전 것들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여우티를 구매한 황지선(21, 부산시 북구) 씨는 이 차를 마시고 아무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황 씨는 처음에는 붓기를 빼는데 효과가 있다고 해서 샀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효과가 미지수였다. 올해 5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먹고 있는데 효과를 보기 위해서 마신다기보다 맛있어서 아직까지 먹고 있다. 황 씨는 “여우티는 맛만 있고 다이어트 효과가 1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여우티가 효과적이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얼굴이 잘 붓는 것이 스트레스였던 이서연(21, 서울시 은평구) 씨는 붓기 제거에 효과적이고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여우티를 구매했다. 이 씨는 SNS 홍보를 통해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효과를 믿진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연예인들이 실제로 애용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구매를 결심하게 됐다. 이 씨는 “처음에는 효과를 잘 몰랐는데 주변 지인들에게 살 빠졌다는 소리를 들었고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오초롱 교수는 차는 다이어트가 되는 식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차를 먹는다고 해서 다이어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칼로리가 높은 음료를 마시다가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마시는 음료가 콜라나 주스 등 칼로리가 높은 것에서 차로 대체되었기에 살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차는 다이어트라는 단어보다는 기호식품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