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6번째… WHO, “중국과의 교역과 이동 제한은 권고 안해"
보건취약국 확산 우려… 독일⋅일본⋅베트남⋅미국⋅한국서 사람간 전염 확인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WHO는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까지 모두 5번 선포했다.
WHO는 우한 폐렴이 공중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국가가 전염병을 확산시킬 새로운 지역이 될 수 있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발원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이동과 교역을 제한하는 것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 예상치 못한 속도로 전파되는 것을 목도해왔다”며 그러나 “많은 측면에서 중국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에 있어 새로운 표준을 세우고 있고. 이는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적인 교역과 여행을 불필요하게 막을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WHO는 지난주 첫 긴급 위원회에서 “우한폐렴이 중국에서는 비상사태지만, 국제적인 비상사태는 아니다”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고 중국 외 나라에서도 2차 감염이 확인되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사람간 전염이 늘고 있는 것도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배경으로 꼽힌다. WHO에 따르면 이날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람간 전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에따라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모두 4개국에서 8건의 사람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WHO는 전했다. 이는 우한폐렴 확진자가 한국에서 접촉해 사람간 전염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된 사례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국제적비상사태 선포로 세계각국은 WHO의 주도 아래 우한 폐렴을 상대로 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간다. 우선 국제적인 감여 확산 차단을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강화되고 자금 및 의료진과 장비등의 지원도 확대된다. 또 발원지인 중국과 감염 확산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진행된다. 아울러 WHO는 각 나라에 발병과 관련된 투명한 정보 제공과 감염 환자들의 격리를 요구할 수 있다.
한편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우한 폐렴 확진자는 전 세계적으로 7834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중국 내 확진자는 7736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밤 사이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9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1일 0시 현재 중국의 우한 폐렴 누적 확진자가 9692명, 사망자는 하루 새 43명 늘어난 213명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