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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마이웨이’ 속 야경 예쁜 이곳이 어디?”...부산진구 호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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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마이웨이’ 속 야경 예쁜 이곳이 어디?”...부산진구 호천마을!
  • 취재기자 김태희
  • 승인 2020.1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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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천마을은 호랑이가 냇가로 내려왔다는 전설이 전하는 곳
‘쌈, 마이웨이’ ‘제3의 매력’ ‘라이프 온 마스’ 촬영지 된 이유는 ‘야경’
최근, ‘필 더 리듬 오브 부산진’으로 마을 인기 고공행진

“사고 쳐야 청춘이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명대사다. <쌈, 마이웨이>는 2017년에 방영된 KBS드라마로, 남들이 뭐라든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성장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따뜻한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화제 된 장소가 있는데, 그곳은 바로 부산진구 범천동에 위치한 ‘호천(虎川)마을’이다. 호천마을은 호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마을로, 이전까지는 조용한 동네였으나 <쌈, 마이웨이>, <제3의 매력>, <라이프 온 마스> 등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각광받으면서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부산역을 기준으로 호천마을까지의 길이 표시되어 있다. 빨갛게 표시된 곳이 범천 호천마을이다(사진: 네이버 지도).
부산역을 기준으로 호천마을까지의 길이 표시되어 있다. 빨갛게 표시된 곳이 범천 호천마을이다(사진: 네이버 지도).
관광객을 위해 호천마을에 세워놓은 호천마을 내부 지도(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관광객을 위해 호천마을에 세워놓은 호천마을 내부 지도(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마을에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하철로 가면 환승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편리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버스는 부산역 광장에서 길 건너지 말고 오른쪽에 가면 보이는 부산역 버스정류장에서 87번 버스에 승차해야한다. 그 후 13개의 정류장을 이동해 호천마을입구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다. 택시는 부산역을 기준으로 최소 17분 정도 소요되며, 약 7000원 내외의 요금이 나온다.

 

호천마을의 중심, 호천문화플랫폼

왼쪽 사진은 안내소 겸 카페인 ‘호천문화플랫폼’ 외관. 내부에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은 호천문화플랫폼 앞마당에 준비된 포토존.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았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왼쪽 사진은 안내소 겸 카페인 ‘호천문화플랫폼’ 외관. 내부에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오른쪽은 호천문화플랫폼 앞마당에 준비된 포토존.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았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방문객들은 호천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왼쪽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호천문화플랫폼’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건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호천문화플랫폼은 지역의 수공예 작가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전시·판매하기도 하며, 각종 문화체험과 교육을 진행해 마을주민과 지역 작가들의 상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호천문화플랫폼 앞에는 공간이 탁 트인 마당이 있어 예쁜 경치를 볼 수 있는데, 이 마당을 위해 관광객들이 호천마을에 찾아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장소다. SNS를 통해 호천마을에 방문하게 된 20대 관광객은 “저 많은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와서 좋다. 오는 길이 다소 험난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일바에 놓여 있는 소품들로 술병, 담금주, 과일, 화분 등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남일바에 놓여 있는 소품들로 술병, 담금주, 과일, 화분 등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또한 호천문화플랫폼에는 ‘남일바’가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일바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 극중에서 주인공들이 꿈을 안주 삼아 청춘을 이야기한 장소로 등장한다. 원래 드라마 속 남일바는 호천문화플랫폼이 아니라 호천마을 내에 있는 일반 주택건물 옥상에서 촬영됐지만, 그 주택은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개인 소유 주택이기 때문에 관광객을 무한대로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부산시와 부산진구가 가까운 장소인 호천문화플랫폼으로 소품들을 옮겨 남일바를 재현해놓은 것. 남일바의 실제 촬영지에는 현재 큰 탁상 하나만이 남아있다.

호랑이가 내려오는 마을, 호천마을 벽화거리

호천마을 내부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벽화들이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호랑이 그림이 많아서 이 마을의 이름이 호천마을임을 느끼게 한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마을 내부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벽화들이 담벼락을 장식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호랑이 그림이 많아서 이 마을의 이름이 호천마을임을 느끼게 한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마을 곳곳에는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쉽게 보인다. 마을 입구부터 시작해서 마을 내부까지 호랑이가 없는 곳이 없어 “왜 호랑이가 이렇게 많이 그려져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마련인데, 이는 호천마을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 호천(虎川)마을은 조선 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산세가 험하고 삼림이 울창하여 냇가에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기 때문에 호랑이 냇가라는 뜻의 ‘호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벽화거리를 구경하던 한 관광객(21)은 “어쩐지 마을을 지나갈 때마다 호랑이가 계속 나오더라. 그런 유래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재미있다”고 말했다.

문화와 예술의 공간, 호천생활문화센터

호천생활문화센터 건물. 건물 내부에는 ‘끄티’라는 카페가 자리해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생활문화센터 건물. 건물 내부에는 ‘끄티’라는 카페가 자리해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문화플랫폼에서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호천생활문화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호천마을 주민들의 문화와 예술 공간이자 호천마을 전체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호천마을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호천생활문화센터에 오는 관광객들은 옥상에 올라가서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이곳에 방문하기도 하지만, 내부에 자리한 카페를 이용할 목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센터에 있는 카페 ‘끄티’에는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자랑거리가 있다.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아리차’, ‘과테말라 인헤르또 판텔레온 마이크로 모카’ 등 끄티에서만 볼 수 있는 생소한 메뉴 이름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 카페 끄티의 담당자이자 수석 커피로스터는 “메뉴판을 보면 아시겠지만 종류가 신박하다. 타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메뉴라는 점에서 메뉴가 모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끄티에서는 커피에 관한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그는 “커피콩을 직접 볶는 ‘로스팅’ 체험이 가능하다. 본인이 직접 볶은 커피를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사생활 침해나 쓰레기 문제가 생겨난 점은 안타깝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위 마트와 같은 소상공인들과의 연계가 활성화돼서 수익이 형성된다면 관광지에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50대 마을 주민은 호천마을이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주민들에게 오는 피해는 딱히 없지만, 도로 쪽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마을 주민 입장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찾아오면 좋다. 하지만 도로에 컵을 버리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천문화플랫폼으로 올라가는 길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컵들이 이곳의 쓰레기 문제 심각성을 보여준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문화플랫폼으로 올라가는 길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컵들이 이곳의 쓰레기 문제 심각성을 보여준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물고기를 형상화한 180계단

산등성이에 위치한 마을 지형상 180계단은 이곳 주민들이 삶을 위해 고달프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생활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산등성이에 위치한 마을 지형상 180계단은 이곳 주민들이 삶을 위해 고달프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생활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문화플랫폼에서 호천생활문화센터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180계단은 오르막 집들 사이에서 강을 거슬러 힘차게 올라가는 물고기의 모습을 형상화한 계단 벽화가 인상적이다. 계단이 매우 많아 오르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180계단을 오르던 한 관광객(26)은 “힘들긴 하지만 오르락내리락하면 운동도 되고 생각도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높고 경사졌지만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호천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 야경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호천마을 작은 집들은 밤에는 한폭의 그림같은 야경을 연출한다. 야경이 아름다워 호천마을은 밤에 와서 제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호천마을 작은 집들은 밤에는 한폭의 그림같은 야경을 연출한다. 야경이 아름다워 호천마을은 밤에 와서 제격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사진: 취재기자 김태희).

호천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야경이다. 호천마을의 건물들은 밤이 되면 꺼져있던 조명이 하나씩 밝혀지고, 마침내 반짝반짝한 밤하늘과 어울려 예쁜 야경이 펼쳐지게 된다. <쌈, 마이웨이>의 영상미에 바로 이 야경이 큰 몫을 차지한다. 호천마을 야경은 어느 곳에서 봐도 아름답다. 호천문화플랫폼의 마당에서 봐도 좋고, 호천생활문화센터 옥상에 올라가서 봐도 멋지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시선에서 야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남일바의 실제 촬영지 주택의 2층에 올라가서 봐도 된다.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밤 9시 이후로는 출입이 금지된다는 것이다.

야경을 감상하던 20대 커플은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커플이 와서 좋은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 관광지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관광지와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관광지는 먹을 것도 비싸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적이 있는데, 여기는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야경도 훨씬 예뻐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부산진구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를 패러디하며 호천마을을 홍보하고 있다. <Feel the Rhythm of Busanjin>이라는 이름으로 패러디한 이 영상은 B급 감성의 내용과 출연진들의 어설픈 춤사위가 웃음을 자아낸다. 부산진구 소통미디어담당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올린 홍보영상에 부산진구의 관광명소가 빠진 게 아쉬워 우리가 별도로 제작했다. 많이 찾아주신다면 관광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산진구에 살고 있는데 이 영상 덕분에 호천마을이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다”, “전 세계에 있는 외국인들도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관심 가졌으면”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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