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요즘도 오디션 지원 메일 보내 쉼없는 도전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도전은 청춘들이 크는 과정 아닌가요?”
전 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거센 열풍을 따라 ‘아이돌’이 되길 꿈꾸는 젊은이도 많아졌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거쳐야 한다. ‘레드오션’이 돼버린 아이돌 시장에서 성공한 아이돌이 되긴 쉽지 않다. 심지어 아이돌 연습생이 되기도 어렵다. 2011년에 방영된 KBS2 <김승우의 승승장구> 프로그램에서 지금은 대스타가 된 가수 아이유가 연습생이 되기 위해 오디션을 20번이나 도전했지만 모두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K-POP 스타를 꿈꾸는 젊은이가 줄지 않고 있다. 이 이야기는 무수한 아이돌 지망생 중 한 명의 과거와 현재다. 아이돌 지망생으로서 아이돌 시장의 높은 벽 앞에 서 있는 스무 살 박민희 씨를 시빅뉴스가 만났다.
“학창시절 때는 성악, 이제는 다른 음악 하고 싶어요”
울산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흥이 많았던 그녀는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울산 ‘남구소년소녀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방출했다. 그러다 2013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라는 꿈이 생겼다. 이 꿈은 그녀가 성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녀는 “뮤지컬 배우는 처음 가진 꿈이었다. 노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기초적인 걸 다지기 위해 성악에 발을 디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시작한 성악은 그녀의 학창시절 그 자체가 됐다. 합창단에서 노래를 잘하던 한 오빠 어머니 소개로 만난 선생님한테서 성악 개인레슨을 시작했다. 레슨을 계속 받으면서 여러 성악 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고등학교 진학도 부산예고 음악과로 가게 됐다. “성악을 배우는 것이 이렇게 내 진로를 계속 이끌 줄은 몰랐다. 지금 대학도 20학번으로 동덕여대 성악과에 재학 중”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녀의 맘 속엔 아이돌 꿈이 자라고 있었다
그녀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이 그동안 레슨 받은 성악으로 진학할 수 있는 동덕여대 성악과에 지원, 진학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실 그녀에게는 성악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생겼다. 2018년, 그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예쁘고 청순한 사진을 본 연기 전문 기획사 매니저가 연락해 고2부터 2년 동안 소속되어 있었다. 그녀는 기획사에서 발음, 발성 연습 같은 기초적인 연기 연습을 배웠고, 촬영 현장에 가서 엑스트라로서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녀는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드라마 6화에 배우 김소현이 도서관에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 잠깐 얼굴이 나온다. 2초밖에 되지 않지만,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전공과 다른 아이돌 꿈의 시작
막상 ‘인서울’ 대학 성악과에 진학하고 나자, 그녀는 전공인 성악보다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노래로 연예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다. “내가 잘하는 춤과 노래를 바탕으로 연예인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찾은 구체적 목적이 아이돌이 되는 것이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지금부터는 그녀의 현재 이야기다. 그녀는 지금 성악과 대학생이다. 그러나 성악 공부보다는 아이돌 지망생으로서 여러 기획사 오디션을 보고 있다. 휴학도 하지 않고 학업과 병행하며 오디션에 도전했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은 휴학할 생각은 없다. 계속해서 가수 오디션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있다. 그녀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쏘스뮤직 합작 오디션, YG, SM,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대형기획사의 지방 오디션들은 대부분 봤다. 그녀는 보통 음악학원에 기획사 관계자들이 와서 테스트하는 ‘내방 오디션’에 참가하기도 했다. “빅히트와 쏘스뮤직 합작 오디션은 1차 서류에 합격해 오디션을 보러 갔다. 자신감을 가지고 아리아나 그란데의 <thank u, next>를 불렀는데 떨어졌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춤과 노래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춤 연습은 서울에 연습실을 빌려 혼자 가거나, 서울에 있는 그녀의 부산예고 친구들과 함께 연습한다. 노래 연습은 현재 재학 중인 동덕여대에서 성악 레슨을 받으며 하고 있다. 그녀는 “춤과 노래는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힘들지 않고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그녀는 작곡에도 관심이 있다. 작곡학원에 다니며 작곡 공부를 해볼 계획이다. 2020년이 될 때 10대의 마지막이 아쉽다고 생각하여 이미 자작곡 <Youth>를 만들어 녹음해 글로벌 공유 음악 사이트인 ‘Sound Cloud’ 자신의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그녀는 인생에 청춘은 여러 번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노래의 제목인 <Youth>는 청춘을 의미한다. “내 하나의 청춘이 저버리는 거 같아 아쉬운 마음에 곡을 올렸다. 영어로 가사를 썼는데 영어를 몰라 번역 앱인 ‘PaPago’를 사용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빌리 아일리시처럼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K-POP을 이끌 거에요”
그녀는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의’ 팬이기도 하다. “그들이 정상에 오르기 전부터 자신들의 무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BTS의 모습에 팬이 됐다”며 “방탄소년단처럼 한류를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유명가수 ‘빌리 아일리시’가 롤 모델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지난 1월 미국 음악 최고 권위를 갖는 상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연소로 4관왕을 달성했다. 빌리는 싱어송라이터로 우울한 감성과 정형화되지 않은 음악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녀는 빌리처럼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다. 남을 따라 하지 않고, 개성을 강조해 세상에 없던 음악을 하는 것이 그녀의 음악 철학이다. “빌리는 나와 동갑이다. 그 나이에 높은 위치에 있는 모습을 보고 또래 친구로서 멋있게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음악 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나의 최종 목적”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모든 청춘이 겪는 과정 아닐까요?”
아이돌을 꿈꾸는 것은 세차게 흔들거리는 다리를 걷는 것과 같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대중문화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대중문화예술산업 기획업 분야의 소속 연습생 전체 인력 규모는 1671명으로 나타났다. 2년이 지난 지금 K-POP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으면서, 아이돌에 대한 인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아이돌 되기 경쟁이 더 심해졌고, 더욱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아이돌이 되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소속사에서 알게 된 한 언니가 걸그룹으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결국 그룹이 해체됐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면, 더욱 내 미래가 불안하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이제 막 20대 초반이지만, 아이돌을 지망하기는 나이가 많다. 최근 데뷔하는 걸그룹들은 평균 나이가 18세쯤에 걸쳐있다. 그녀는 “최근 한 엔터사에 지원 메일을 보내려고 했지만, 나이가 19세까지더라. 나이를 먹어가지만, 정확히 정해진 게 없고, 결과도 없어 걱정된다”고 그녀의 솔직한 현재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이 과정은 청춘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행복하게 살 거다”라고 그녀는 자신의 포부를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아이돌 지망생은 한 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기획사에서 정해주는 커리큘럼에 따라 꿈에 도전한다. 그러나 민희 씨의 아이돌 도전 방법은 매우 다르다. 꾸준히 독자적으로 연습하면서 K-POP 가수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여러 오디션을 보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기획사 소속 연습생으로 아이돌에 도전하는 게 더 쉬울 수도 있지만, 그녀는 좀더 자유롭게 노력하면서 아이돌에 도전하는 길을 걷고 있다. 그녀는 “지금은 정확하게 음악적 개성을 존중받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나의 길이라 생각한다. 사실 많이 떨리고 불안하지만, 언젠가는 꼭 성공할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