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근로제·소확행 시대 자기계발 시장 확대일로
‘솜씨당’ 등 플랫폼으로 개설자-이용자 간편 연결
비용도 1만-10만 선...그날 성과물 만들고 자기 취미로 발전하는 게 묘미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 제도) 시행과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줄여 이르는 말로,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이르는 말)을 중요시하는 세대의 유입으로 취미 및 자기계발 활동 시장이 커지고 있다. 퇴근 후 헬스, 요가, 필라테스 같은 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리, 사진, 공예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취미활동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9년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여가활동은 평일 기준 3.5시간으로 전년 대비 0.2시간 증가한 3.7시간으로 나타났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는 원데이 클래스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one-day class)란 하루 동안 한시적으로 개설되는 수업으로, 수강료는 적게는 1만 원부터 많게는 10만 원 정도의 합리적인 비용으로 하루 3시간 내외의 시간을 들여 특정 분야를 배울 수 있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 개설자는 주로 개인도 가능하고 전문적인 학원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보통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주제, 시간, 장소, 비용을 알리거나, 원데이 클래스 운영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솜씨당’과 같은 플랫폼에 등록된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한다. 부산에서 한 도자기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예전보다 취미생활이나 여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도자기처럼 내 손으로 직접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공예활동에도 관심이 덩달아 높아진 것 같다. 이전에는 최대 6인에서 8인까지 받는 단체수업을 동시에 여러 개 진행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요즘은 한 타임에 반드시 한 팀만 수업을 진행하고 인원도 보통 2인에서 3인으로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민 여가 시장 규모는 2015년 94조 원에서 2017년 114조 원으로 성장했다. 그 중 원데이 클래스 공예 분야 시장 규모만 해도 10조 원으로, 서울 지역 원데이 클래스 시장 규모는 1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원데이 클래스 시장이 여가활동 부문에서 꽤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만큼 원데이 클래스는 요리, 공예, 운동 등의 부문으로 매우 다양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세분화되어 꽃꽂이, 드로잉, 베이킹부터 가죽공예, 요가, 반려견 간식 만들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엄수빈(21, 서울시 강북구) 씨는 “과거에는 헬스 센터 등에 여러 달치를 덜컥 등록했다가 나와 안 맞아서 다니면서 고민하곤 했다. 이젠 운동 프로그램도 원데이 클래스로 배울 수 있으니 실패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데에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다. 장기간 정기적으로 듣는 학원 수업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꽤 많은 부담되기 때문에 짧고 굵게 핵심만 들을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딱 좋다는 것이다. 원데이 클래스 수강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직접 체험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냄으로써 소소하지만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도 매력을 느낀다. 이재혁(27, 울산시 남구) 씨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평소 그림 그리는 게 취미다. 그렇다고 몇 달 학원 수업을 끊자니 경제적, 시간적으로 많은 부담이 돼서 고민이 많았는데, 원데이 클래스는 비교적 부담이 덜해서 마치 나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고 전했다.
또한 원데이 클래스는 하루 집중 수업인 만큼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시간적으로 많은 여유가 없는 직장인에게 맞춤형 취미생활을 배울 수 있는 최적 해결책이다. 직장인 조선민(29, 부산시 수영구) 씨는 “주말엔 집에만 있고 싶어 보통 평일에 원데이 클래스를 듣는다. 원데이 클래스는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어서 퇴근 후에 들어도 부담이 없어서 참 좋다”며 원데이 클래스 수강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원데이 클래스는 본인이 직접 만들고 결과물을 완성시키며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카롱 원데이 클래스 수강 경험이 있는 김서영(21, 부산시 남구) 씨는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직접 만들었던 마카롱을 친구들에게 선물했더니 매우 좋아했다. 스스로 뭔가 해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렇게 최근 원데이 클래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원데이 클래스 운영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모바일 앱 ‘솜씨당’도 그중 하나다. 솜씨당 앱을 통해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한 이수연(22, 대구시 북구) 씨는 “인터넷에 원데이 클래스를 검색하면 너무 많은 정보가 떠서 오히려 더 보기 어렵다. 솜씨당 같은 맞춤 플랫폼은 내가 원하는 분야와 지역뿐만 아니라, 날짜와 가격대 설정까지 할 수 있어 맞춤형 클래스를 쉽게 금방 찾을 수 있었다”며 플랫폼 등장의 편리성에 대해 언급했다.
모바일 앱 솜씨당에는 12월 10일을 기준으로 부산 지역 원데이 클래스가 284개가 등록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