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지친 젊은층, 청정 자연 명소 찾아 나들이
캠핑카, 캬라반 이용한 '차박'도 인기
초보 등산 족 '등린이' 신조어도 등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 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부분 해외나 장거리 형태로 멀리 가는 것이 ‘여행’의 의미로 다가왔다면, 지금은 근거리로 야외활동을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그 지역이 가진 매력을 찾는 여행 문화가 생겼다. 요즘 사람들은 어디로 여행을 갈까?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국내 곳곳으로 발걸음을 옯겼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 분석에 의하면, 2020년 전국 지역의 방문자 수는 2019년 대비 평균 18% 감소했다. 하지만 강원도 양양군(10%), 경남 밀양(7%)등 청정 자연관광지의 방문자는 늘었지만 서울 중구(-29%)와 대구 중구(-26%) 등 대도시 방문자는 크게 감소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널리 알려진 곳을 가기보다는 비대면 관광이 가능한 소도시를 찾아다니는 패턴을 보인다. 국내 관광 크리에이터 이주영 씨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프라이빗한 장소를 선호하게 된 덕분에 여행 크리에이터들도 국내의 숨은 여행지를 찾는 콘텐츠들을 선호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핫플 위주의 비슷한 형태의 여행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다양한 장소, 숨은 아름다운 명소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항시 착용해야 하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바라는 사람들은 주로 소도시의 숨은 곳을 찾는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자연 속에서 등산이나 캠핑, 글램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익히 알던 대로 텐트를 펼쳐서 캠핑하는 방법도 있지만 더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은 캠핑카, 카라반 등을 렌트하거나 ‘차박’(차+숙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박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비대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변경된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차량의 캠핑카 개조도 쉬워졌다. 대학생 박가영(21, 부산 부산진구) 씨는 “원래는 남자친구와 카페 데이트를 즐겨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조심스러웠다. 근데 마침 SNS에 캠핑이 인기여서 알아보다가 ‘백양공원’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가서 힐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젊은층의 등산도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으로 실내 체육 시설 이용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갑갑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편리한 등산에 나서고 있다. 중장년층의 취미로만 여겨진 등산은 등산의 초보자를 가리키는 ‘등린이’(등산+어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인기다. 20,30세대 사이에선 정상에 오른 샷을 찍어 SNS에 남기는 등 등산이 새로운 여행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문은경(23, 경남 창원시) 씨는 “운동은 하고 싶은데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꽉 막힌 헬스장보다는 확 뚫린 산속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무엇보다 등산은 돈이 들지 않는 가성비 최고이고, 가족과 함께 가면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