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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 가열...부산시 차별화 전략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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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 가열...부산시 차별화 전략 먹힐까
  • 취재기자 조라희
  • 승인 2021.06.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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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 2만 3천여점 "국가 기증"
전국 지자체 앞다퉈 유치 선언... "지방에 건립" 한목소리
부산시 "북항이 적지"... 해운대구 "구청사 부지 제공"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부산을 비롯해 광주, 대구, 창원, 세종, 강원 등 전국 지자체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지난 4월 말 평생 수집해온 미술품과 문화재 약 2만 3천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 의사를 밝힌 이후 각 지자체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미술관에서 사람들이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을 관람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 치열하다. 사진은 미술관에서 시민들이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낸 곳은 부산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5월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히면서 지방에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박 시장은 “부산은 국제관광 도시로 지정되어 있고, 북항 등 새로운 문화 메카 지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면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삼성 측이 미술품 등의 기증 의사를 밝히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그 후 이건희 미술관은 1조 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 지자체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 분권을 내세운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체부에서 일방적으로 대상지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 방식을 채택한다면 부산시는 애초에 언급했던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 중인 북항뿐 아니라, 관광산업의 중심지에 있는 해운대구청 부지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2024년 청사 이전 계획이 있는 해운대구는 미술관 유치를 위해 현 구청 부지를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부산시는 문체부의 공모 시행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상공회의소, 시민단체 등의 협조를 받고, 시민 유치추진위원회 구성안을 마련했다. 또 부산발전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였고, 이건희 미술관을 부산에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과 논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계도 나섰다. 부산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는 지난 21일 이건희 미술관을 지방에 유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공모를 통한 투명한 입지 선정 절차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부산시 문화예술과 박선옥 주무관은 “부산은 아트 부산에 더해 2년에 한 번씩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등 미술 분야에서 어느 도시보다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며 "이건희 미술관 부산 유치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중"이라고 전했다. 부산은 2030 월드 엑스포 개최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미술관 선택지는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으로 제한적이다. 박 주무관은 “지방의 문화적 소외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할 수 있도록 영남권, 부울경이 합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자체의 의견들을 청취하고 자문단을 꾸려 전문가 조언을 듣는 등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체부 문화기반과 임재완 연구사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지방에서 접수가 되고 있고, 공모를 진행할지에 대한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며 “(추후 건립 방안은) 6월 말 내지 7월 초에 문체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발표에 따라 공모를 진행할 경우, 광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서류 심사와 현장심사, 발표심사 등을 거치게 된다. 문체부에서 위원회가 구성되면 추후에 심의를 거쳐 대상지 발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에서는 이건희 미술관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5개(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 시·도지사가 힘을 합쳐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회장 송철호 울산시장)’를 구성했다.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는 우리나라 문화시설의 36% 이상, 그중 미술관의 경우는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지역민의 문화적 소외 극복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은 반드시 지방에 건립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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