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10명 중 6명 영양결핍... 전 세계 유일하게 ‘극히 위험’ 수준의 기아로 고통
기아 위험 상위 10개국 중 8개국이 분쟁 중... 아동 사망률 증가에다 발육부진 초래
컨선월드와이드 CEO, “지난해 식량위기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가 아닌 분쟁”
소말리아가 세계에서 기아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로 조사됐다.
아일랜드의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가 발표한 2021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기아위험 1위로, 소말리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히 위험’ 수준의 기아로 고통받는 나라로 분류됐다.
소말리아의 세계기아지수는 50.8로 ‘극히 위험’ 수준이다.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소말리아의 영양 결핍률은 59.5%로, 가용할 데이터가 있는 나라들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소말리아의 인구 10명 중 6명이 영양 결핍 상태에 놓여있다는 말이다. 소말리아의 세계기아지수는 2위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영양 결핍률인 48.2%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다.
소말리아는 최근 몇 년간 가뭄, 홍수, 사막 메뚜기떼 등의 수많은 위기를 맞았고,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으면서 더 큰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다. 소말리아는 지난 30년 동안 내전을 겪었고, 최근 몇 년 동안 전투가 다수 잠잠해지기는 했으나, 다수의 민병대가 권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취약국이다.
소말리아 다음으로 기아 수준 ‘위험’ 국가로는 예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가 뒤따랐다. 이 외에는 부룬디, 남수단, 코모로, 시리아 4개국이 자료 부족으로 순위가 매겨지진 않았지만 ‘위험’ 단계로 잠정 분류됐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바로 ‘분쟁’이다. 기아 위험 상위 10개국 중 8개국이 분쟁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영양 결핍에 직면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분쟁, 폭력, 취약성의 영향을 받는 나라에 살고 있다. 2020년에 식량 위기, 비상사태, 재난 상황에 처한 1억 5500만 명의 사람들 중, 23개국의 9910만 명의 기아인구에게는 분쟁이 주요 원인이었다. 분쟁은 일관되게 아동 영양실조를 발생시키는데, 특히 아동 발육 부진의 형태로 나타난다. 분쟁은 부상과 트라우마를 통해 직접적으로 아동 사망률을 증가시키고, 또한 열악한 생활 여건 및 손상된 의료 인프라 관련 영양실조, 하기도 감염, 말라리아, 홍역, 설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동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분쟁은 기아의 제1의 원인이다. 기상 이변 및 경기 침체와 마찬가지로 분쟁은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정과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2020년에 사람들을 식량 위기로 몰아넣은 가장 큰 요인은 분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적 충격, 기상 이변보다도 더 컸다. 아프리카에서 분쟁 관련 사망자 수로 분쟁의 수위를 측정했을 때, 분쟁의 수위가 높은 나라는 분쟁의 수위가 낮은 나라에 비해 세계기아지수가 더 높았고 세계기아지수의 각 지표도 훨씬 더 나쁜 양상을 보였다.
무력분쟁은 기아를 발생시킨다. 기아와 분쟁의 상호 연결성은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무력 분쟁은 사실상 생산, 수확, 처리부터 운송, 투입 요소 공급, 금융, 마케팅, 소비까지 식량 시스템의 모든 과정을 파괴한다. 동시에 식량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무력 분쟁은 더욱 증가한다. 식량 불안정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힘들 수밖에 없고, 평화 없이 세계의 기아를 종식시킬 가능성은 미미하다.
도미닉 맥솔리 컨선월드와이드 CEO는 “지난해 식량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가 아닌 분쟁이었다”고 말했다.
연구를 통해 확인된 효과적인 기아 해결 방법에는 ▲지역적 맥락의 이해에 기반한 유연하고 민첩한 접근 ▲지역 행위자, 국가 정부, 국제기구가 함께 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협업을 하려는 결의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도주의-개발-평화를 연계한 통합적 접근 ▲필요에 기반한 유연하고 상호 교차적인 다년간의 자금 조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