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고’ 논란 SNS까지 번져... 뒷광고 해온 인플루언서 대거 적발
‘더 보기’ 누르게 하거나 해시태그 사이에 광고 숨긴 사례도
지난해 업체로부터 협찬 받은 사실을 교묘한 방법으로 숨기고 광고를 하는 이른바 ‘뒷광고’ 논란이 유튜브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유튜버들이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자숙 기간을 갖는 등 한동안 유튜브에서 뒷광고는 뜨거운 감자였다. 이러한 ‘뒷광고’ 논란이 SNS까지 번졌다. 뒷광고를 해온 인플루언서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대상으로 SNS 뒷광고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1만 7020건의 뒷광고를 적발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SNS 별로 보면 인스타그램 9538건, 네이버 블로그 7383건, 유튜브 99건 등이다. 공정위는 이들에 대해 자진 시정 요청을 내렸다.
공정위는 게시물 작성자인 인플루언서나 광고주에게 뒷광고 자진 시정을 요청해 적발 건수보다 더 많은 3만 1829건이 자진 시정됐다고 밝혔다. 인플루언서와 광고주가 공정위에 적발되지 않은 뒷광고 게시물까지 스스로 고친 것. 인스타그램에서 1만 6493건, 네이버 블로그 1만 5269건, 유튜브 67건이 자진 시정됐다.
가장 많은 법 위반 유형은 ‘경계적 이해관계 표시 위치 부적절’ 8056건으로 전체의 38.8%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미표시’ 7330건(35.3%), ‘표현 방식 부적절’ 3058건(14.7%), ‘표시 내용 부적절’ 1704건(8.2%), ‘사용 언어 부적절’ 640건(3.1%) 순이었다.
공정위에 적발된 뒷광고 게시물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광고임을 숨기는 방법을 사용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해당 게시물이 광고임을 나타내는 문구가 ‘더 보기’를 눌러야만 보이거나, 여러 해시태그(#) 사이에 광고 문구를 숨겨 눈에 띄지 않게 표기한 경우가 많이 적발됐다. 또, 한국어로 광고라고 표기하지 않고 ‘ad’ 또는 ‘sponsored’ 등 영어로만 표기해 유심히 보지 않으면 뒷광고임을 알 수 없도록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게시물을 작성할 때 글자의 색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바탕색과 비슷한 글자색을 선택해 광고 글을 작성하거나, 글자 크기를 의도적으로 줄여 광고가 눈에 띄지 않게 숨겨놓은 뒷광고 게시물도 발견됐다.
공정위는 “올해도 SNS 상의 뒷광고를 상시 점검해 상습적으로 위반하거나 중대한 법 위반 사례를 적발한 경우 표시광고법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도 “SNS 사업자들에게 소비자들이 부당 광고를 보다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후 조치 결과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