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영화 등에 등장하는 흥신소, 사회적 문제 야기
공무원이라는 직책을 달고 약 1천 건의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제공하고 약 4천만 원의 돈을 거머쥔 남성이 재판에서 자신의 행동에 ‘부끄럽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공무원의 범행은 신변 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의 가족이 공무원과 연결되어 있던 흥신소를 통해 집 주소를 알아낸 남성에게 살해당하고, 중태에 빠지게 했던 사건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공무원의 이런 흥신소를 통한 불법행위를 그 누구도 몰랐다고 한다. 실제로 이 공무원처럼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팔아넘긴 행위를 통해 피해자의 가족들처럼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피해받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평소 흥신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범죄를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주인공들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연 흥신소이다. 흥신소가 악의 무리와 경찰의 중간에 서서 경찰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현장에 몰래 잠입해 재판과 같은 최종 관문에 필요한 정보들을 열심히 모으는 장면들을 우린 쉽게 볼 수 있다. 즉, 픽션 속 흥신소는 그림자 속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경찰과 같은 ‘우리 편’을 도와주는 제법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판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국민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1101건이나 불법 조회한 공무원 또한 사회의 질책을 받아 마땅한 가해자이며, 그런 개인정보를 어둠의 경로를 통해 구매한 이 씨 또한 가해자이다. 하지만 나는 이 두 가해자를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중간에 서서 정보를 사고, 또 판매한 흥신소 또한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둠의 조직과 경찰의 싸움을 주제로 한 범죄 영화는 이름있는 배우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만나면 천만 관객은 쉽게 넘을 수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흐름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액션씬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어둠의 경로에 있는 의로운 사람이다. 의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영화에선 경찰을 도와 어둠의 조직을 파멸시키는 증거나 자료들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흥신소는 범죄 영화 마니아, 아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나쁜 것을 멋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건 개인의 자유가 맞다. 하지만 그런 나쁜 것을 통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신변보호 대상이었던 여성에게, 나쁜 것(흥신소)을 통해 가족을 잃은 그 여성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기사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전직 공무원, 그리고 이 씨의 행동은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화이트해커 마냥 이미지를 바꾸고 버젓이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 흥신소 또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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