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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힐링 인증샷 플로깅 등 산행 매력에 푹 빠진 젊은이들... 중장년층 전유물 여겨지던 등산, MZ세대에게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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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힐링 인증샷 플로깅 등 산행 매력에 푹 빠진 젊은이들... 중장년층 전유물 여겨지던 등산, MZ세대에게도 인기
  • 취재기자 김신희
  • 승인 2022.10.21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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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날씨에 산마다 단풍 구경 나온 사람들로 붐벼
중장년층들의 취미인 줄 알았던 등산, MZ세대에게도 인기
정상 인증, 등산복 자랑 SNS에 남기는 것도 그들만의 특징
취미 생활과 쓰레기 줍는 환경보호 ‘플로깅’의 보람도 발견
행정안전부, 실족 추락 조난 등 안전사고 유의해 산행할 것 주의 요청
높고 푸른 하늘에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가을 날씨, 밖을 나서 눈을 들면 산은 이미 울긋불긋하다. 10월 중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고대로 산은 옷을 갈아입어 계절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 백양산 등산로 초입부터 등산객들로 붐빈다. 단풍의 계절인 가을을 한껏 즐기기 위해 산으로 모여든 것이다. 등산로의 수많은 사람 중에 이전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젊은 층들이 산에 온 것이 눈에 띈다. 등산은 아저씨, 아줌마들의 전유물이란 말은 다 옛말이다. 오히려 요즘은 MZ세대가 산을 더 많이 찾는 듯하다. 등산이 트렌드라는 증거는 SNS를 통해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등산스타그램’의 태그 수를 가진 게시글만 무려 140만 건을 넘는다. 혼자 산에 오르는 사람을 일컫는 ‘혼산족’, 등산하고 싶지만 아직은 초보자인 ‘등린이’, ‘산린이’ 등 등산에 대한 신조어들도 생겨났다. 이전까지는 중장년층의 취미라고 여겨지던 등산이 MZ세대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산을 위해 남자친구와 함께 부산 백양산을 찾은 구나영(왼쪽) 씨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등린이' 구나영(사진 왼쪽) 씨가 남자친구와 함께 부산 백양산 편백나무 숲길을 걷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산 타는 것에 재미를 붙인 ‘등린이’ 구나영(27) 씨는 지난주에 이어 연달아 2주째 등산하러 나왔다. 구나영 씨는 다른 운동보다는 등산만의 묘미가 있다고 했다. 구 씨는 “이전의 코로나 시국이 두려워 헬스 같은 실내 체육은 꿈도 못 꾸고 나가길 꺼렸는데, 등산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등산의 장점을 얘기했다.
대학생 박희윤 씨가 부산 금정산 고당봉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독자 박희윤 씨 제공).
대학생 박희윤 씨가 부산 금정산 고당봉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독자 박희윤 씨 제공).
또 다른 등산객인 대학생 박희윤(23) 씨는 인증세대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얼마 전 다녀온 부산 금정산 고당봉 외에도 다양한 지역의 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가득하다. 박 씨는 “산을 정복했다는 것을 인증함과 동시에 SNS 친구들에게 산을 소개하고 추천해주는 것이 요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박희윤 씨에게는 등산이 좋은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등산할 때 입는 옷을 쇼핑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그냥 등산 아웃도어 걸치고 산 타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 세대들은 무엇을 입고 산에 오를지를 신경쓴다. 박 씨는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레깅스, 바람막이 등을 찾아보며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 운동복을 구매하는 것이 낙”이라며 또 다른 등산의 묘미를 전했다. 백양산을 등반 후 내려온 청년 김상영(31) 씨는 오늘의 등산이 벌써 올해 60번째 산행이다. 매주 한 번씩은 산을 오른 셈이다. 김상영 씨는 등산을 사랑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산이 주는 편안함이라고 했다. 김 씨는 “도시는 너무 바쁘고 어지러워 조용한 산을 찾게 됐다. 열심히 산을 오르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는 힐링의 시간을 얻기에 이는 내게 소중한 가치가 됐다”며 등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대학생 김유빈 씨가 동아리 사람들과 플로깅 하며 모은 쓰레기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대학생 김유빈 씨가 동아리 사람들과 플로깅 하며 모은 쓰레기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신희).
어떤 젊은이들은 손에 비닐봉지를 쥐고 등산하기도 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버려지는 쓰레기도 많다 보니, 이를 처리하기 위해 ‘플로깅(plogging)’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대학생 김유빈(23) 씨는 학교 동아리 사람들과 등산을 자주 하는데, 올 때마다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김 씨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보이는 쓰레기들만 주워도 길이 훤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취미 생활과 함께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닌가”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전했다. 많은 이들이 가을 산을 찾는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단풍철을 맞아 산행 시 실족·추락, 조난 등 등산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0년 통계에 따르면 10월에는 연중 가장 많은 1317건의 등산사고로 총 74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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