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명품이나 잡화 등을 대신 구매해주는 '오픈 런 알바' 유행
경제 불황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도 함께 줄면서 일일 알바 유행
명품, 한정판 브랜드 상품 등 대부분 리셀을 위해 오픈 런 구매
최근 고가의 명품이나 잡화, 시계 등을 대신 구매해주는 '오픈 런 알바'가 유행하고 있다. 오픈 런(Open Run)은 매장이 열리는 순간 바로 입장하는 것을 말하며, 오픈 런 알바는 대신 줄을 서 구매를 대행하는 일이다.
경제 불황으로 일자리는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도 계속 줄어들면서 시급과 성공보수가 보다 센 오픈 런 알바가 유행하게 됐다. 매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는 시급에도 오픈 런 알바는 없어서 못한다고 한다. 구매 대행 관련 일을 했던 A씨는 "성공 보수를 따로 주기도 하고,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세서 할 만하다. 그런데 구매 대행을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요즘엔 보수며 시급이며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픈 런 알바는 왜 유행하게 된 것일까? 2020년대 들어 국내에서 급격히 명품 시장이 커지며 명품 구입을 위해 오픈 런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다수가 '리셀(resell)'을 위해 명품 혹은 한정판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다. '리셀'은 상품을 되판다는 의미로, 최근에는 물건 값을 올려 파는 행위를 말한다.
이 외에도 프라모델, 캐릭터 굿즈 등의 서브컬쳐 상품은 물론이고 아이돌 굿즈를 되팔기 위해 오픈 런을 하기도 한다. 일부 기존 명품 소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오픈 런을 꺼리는 반응을 보인다.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오픈 런을 하는 건 비단 리셀의 이유뿐만이 아니다. 특정 명품 브랜드에서 상품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인상 전 조금이라도 저렴한 금액에 구입하기 위해서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선다.
지난달 18일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 개장 첫 날에는 상품 구입을 위해 수백 명이 모여 대기줄이 골목마다 세워졌다. 이날 재발매된 '삼바' 스니커즈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아디다스 매장 앞에 수백 명이 장사진을 치게 된 것이다. 추운 날씨에 패딩과 모자, 핫팩으로 무장하고 밤샘을 위해 캠핑용품을 챙겨온 소비자도 여럿 있었다.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 유명 연예인 착용 제품, 인기 상품 재발매 등 오픈 런을 유발하는 사유는 다양하다. 대부분이 리셀을 목적으로 상품을 구입하자 일부 매장에서는 이러한 리셀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나이키 코리아는 지난해 리셀 현상이 폭발적으로 일어나자 제품 약관에 '나이키 제품은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려는 유일한 목적을 가진 플랫폼이며, 재판매를 위한 제품 구매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두고 한정판과 여러 협업 등과 같은 마케팅으로 상품을 소량만 판매해 가격 경쟁을 만든 것이 리셀이 유행하게 된 이유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관련 업종 관계자는 "리셀을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하다. 한정판을 가지고 있다는 특별함도 좋지만 리셀 현상을 확실하게 줄이기 위해서는 소량 판매가 아닌 일반 판매로 많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