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으로 누군가 당신인 척하고 있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보고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보민
승인 2023.03.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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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저장하기도 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준다. 누군가가 이 스마트폰을 감시하고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주인공인 ‘나미’(천우희)가 스마트폰을 분실하는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나미’의 스마트폰을 주운 ‘준영’(임시완)은 스파이웨어를 설치해 돌려주게 된다. 카메라는 눈, 마이크가 귀가 되어 나미의 모든 일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된 ‘준영’은 순식간에 나미의 인간관계, SNS, 주소, 비밀번호, 취향, 직업, 출근 경로 등 거의 모든 개인정보를 알아내게 된다.
‘준영’이 ‘나미’의 아버지를 찾아가 납치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삼일. 이 과정에서 ‘준영’은 나미 아버지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일한 가족인 나미에게 납치를 숨기는 치밀함도 보인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전혀 다른 사람인 척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 나를 소름 돋게 했다. 휴대폰 속에는 개인정보는 물론 다른 사람과의 대화, 일상, 일정 등도 담겨있으니 휴대폰의 주인을 완벽하게 흉내 내는 것은 어렵지도 않은 것이다.
이후 ‘준영’은 ‘나미’를 죽여도 아무도 ‘나미’를 찾지 않도록 휴대전화를 이용해 주변의 인물들과 관계를 망치기 시작한다. SNS를 통해 직장, 친구들과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알아낸 정보들을 이용해 ‘나미’의 이상형으로 나미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해킹을 알아챈 ‘나미’는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서에 갔지만 “증거를 찾아와야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라며 신고 접수를 거절당한다. 현실적으로 해킹의 증거를 직접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 법안의 부적절함을 느꼈다.
내가 ‘나미’였다면 내 스마트폰으로 인해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걸 의심할 수 있었을까? 인생의 절반을 넘게 스마트폰과 함께하며 이를 잃어버렸을 때 이런 범죄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2017년 일본의 시가 아키라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2018년 일본의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먼저 영화화를 한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고, 조금씩 다른 내용과 반전을 가지고 있어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일본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시청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