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에 쉽게 빠져
‘숏폼’ 중독으로 뇌 구조 변하는 ‘팝콘 브레인 증상’ 우려
한나절 동안 숏폼 시청하여 균형 잡힌 생활 습관 하지 못해
미디어에 의존하는 스스로의 인식 및 지속적인 점검이 중요
최근 1분 이내의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이 추세다. 시민들은 바쁜 일상 속 자투리 시간에 볼 수 있는 ‘짧고 굵은’ 콘텐츠를 선호한다. 그러나 손가락을 넘기기만 하면 자동으로 무한 재생되는 숏폼으로 인해 스마트폰 과의존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의존 현상이 뇌의 구조가 변하는 ‘팝콘 브레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팝콘 브레인’이란 말 그대로 팝콘이 곧바로 튀어 오르듯이 강렬하고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할 뿐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뇌를 말한다. 즉, 자극적이고 강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느리게 변하는 현실에는 무감각해진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인터넷 시대에 등장했지만, 미디어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시대에 더 큰 문제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 김모(20, 경주 시래동) 씨는 “매번 아침에 일어나서 영상을 보고, 잠에 들기 전에도 보다가 잠이 든다”며 “숏폼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동으로 내가 원하고 필요한 영상을 추천해줘 계속 보게 된다”며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것보다는 영상으로 궁금한 부분을 많이 해결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시민들은 짧고 강렬한 숏폼 컨텐츠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다. 취준생 한형서(26, 경남 거제시) 씨는 “숏폼 시청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몰랐다”며 “영상을 많이 볼 때는 아침에 보기 시작해서 밤이 되기 전까지 시청한다. 그래서 스마트폰만 하다가 하루를 보낸 적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제주희(22, 대구시 달서구) 씨 역시 “하루에 3~4시간 이상은 시청한다”며 “자기 전이나 이동 중과 같이 심심할 때마다 숏폼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환구 부산스마트쉼센터 책임상담사는 “영상의 길이가 길고 짧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영상이 미치는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숏폼에 과의존하는 것이 문제지 숏폼 자체는 무조건 유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김소려(22, 충청남도 아산시) 씨는 “길이가 긴 영상보다 1분 안에 핵심만 전달하는 숏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몇 분만 보려다가 몇 시간을 보게 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즉 미디어를 보는 것을 합리화하고 당연하게 여기면서 과의존에 빠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팝콘 브레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시청 시간을 정해두기, 산책이나 책 읽기 등과 같이 예방하는 방법은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이것을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문제를 반복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미디어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점검하는 것이다. 김 책임상담사는 “일반적으로 미디어보다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고 흥미가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힘들지만 반복하면서 익숙해지고 잘하게 되며 재미있어질 때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혼자 노력으로 힘이 들 땐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말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의 삶은 편리해지고 윤택해졌다. 그러나 김 책임상담사는 “과의존하게 된 나머지 일상생활에서의 소중한 것을 잊었다”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를 멀리하고 피하는 것은 현실 사회의 흐름에 뒤처지므로 사실상 끊을 수 없다. 어느 정도 현 사회에서 미디어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자신의 인식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