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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 일몰에서 해운대 일출까지 '오륙도 투나잇'... 다 같이 하나 되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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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 일몰에서 해운대 일출까지 '오륙도 투나잇'... 다 같이 하나 되어 걸었다
  • 취재기자 장광일
  • 승인 2023.04.0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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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일몰~ 2일 일출, 밤새 56km 걷기 행사
7~85세 다양한 연령층, 전국에서 500여명 참가
올해 4회째..."부산 대표하는 걷기 관광상품 만들 것"
다대포 일몰에서 해운대 일출까지 총 56km를 걷는 ‘오륙도(道) 투나잇’이 지난 1일 저녁부터 2일 아침까지 밤새 진행되었다. 500여 명의 참가자와 자원봉사단, 진행위원 등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행사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7세부터 85세까지, 가족끼리 참가한 사람, 혼자 참가한 사람, 전동 휠체어를 타고 참가한 사람, 강원도에서 온 사람, 인천에서 온 사람, 다대포 근처 사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참가했다. 4월 1일 오후 4시 30분. 참가자들의 번호표, 물, 수건 등 행사를 위한 물품들이 지급되었다. 반대편의 먼 천막에서는 동서대 시니어운동처방학과 참가자들이 스포츠 테이핑을 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코스를 확인하고, 등에 자신의 번호표를 부착했다. 오원탁(36, 경남 김해시) 씨는 “걷는 거리가 좀 길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이 된다”며 “그래도 도전의 의미가 있다. 모두들 안전하게 끝까지 도전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륙도 투나잇은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일몰 시간에 출발해 대저생태공원, 금정산, 수영강, 동래 온천을 거쳐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맞는 행사다. 코스별로 ‘다대포노을걷기(7km)’, ‘하프코스(22km)’, ‘풀코스(56km)’가 있고, 모두 합쳐 500여 명이 참가했다. 오후 5시 30분, 개막식이 진행되었다. 올해 개막식 등은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기원하며 부산관광공사가 특별후원해 한층 풍성한 무대가 꾸며졌다. 개막식의 사회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새로운 걷기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참가자들은 특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6시가 되자 사람들은 함께 구호를 외치며 출발했다. ‘오륙도! 투나잇!’.
시작지점에서 출발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자들은 일몰을 만날 수 있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다대포 시작 지점에서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자들은 일몰을 만날 수 있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출발 지점에서 걷기 시작해 30분쯤이 지나자 일몰이 시작되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던 사람들은 모두 멈춰 서서 일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참여자들은 ‘다대포 금빛 노을길’이라는 이름에 맞게 정말 아름다운 일몰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걷는 길에 새로운 인연들도 시작되었다. “어떻게 참가하셨어요”, “여기 경치가 참 좋네요” 등 서로 인사를 하고, 응원을 하고 그렇게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자 헤어지는 사람들이 생겼다. 제일 짧은 7km 코스는 해가 완전히 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났다.
출발 후 9km지점인 '낙조정'에서 참가자들이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출발 후 9km지점인 낙동강 하굿둑 '낙조정'에서 참가자들이 저녁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다 함께 출발했지만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꽤 벌어졌다. 하지만 곧 다 같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만나는 체크포인트이자 휴식처, 낙동강 하굿둑 ‘낙조정’에서 식사시간을 가졌다. 박모(46,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도시락 먹을 줄 알았는데, 자율 배식이라 정말 좋다”며 “음식 종류도 많고 맛도 있고, 기분 좋게 먹고 힘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다시 힘을 내서 걷기 시작했다. 벚꽃이 가득 핀 길이다. 낙동강 30리 벚꽃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벚꽃을 꾸며주는 불빛들, 그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사람들, 푸드트럭에서 파는 간식거리 냄새는 솔솔 풍겨오지만, 이를 뒤로하고 참가자들은 열심히 걸었다.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대저생태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22km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대저생태공원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22km 지점, 대저생태공원. 밤 10시 30분쯤, 하프코스가 끝이 나는 곳에서 몇몇 사람들은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생하셨어요”, “힘들었는데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도 참가해야지” 하면서 각자의 소감을 말했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160여 명뿐이다. 모두 묵묵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화명 1호교(왼쪽 상단), 금정산성(오른쪽 상단), 동래 온천 노천 족욕탕(왼쪽 하단), 수영강(오른쪽 하단)에서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화명 1호교(왼쪽 상단), 금정산성(오른쪽 상단), 동래 온천 노천 족욕탕(왼쪽 하단), 수영강(오른쪽 하단)에서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밤이 깊어지고 길은 더욱 어두워졌다. 참가자들은 지급받은 야간 안전등을 자신의 가방에 부착했다. 중간중간 만나는 자원봉사단의 응원, 간식, 휴식처는 사람들을 힘나게 했다. 화명생태공원을 지나 힘들게 산성고개에 이르자 금정산성 막걸리가 간식으로 나왔고, 온천장 곱창골목에서는 따뜻한 커피가 제공됐다.   시간이 흘러 4월 2일 오전 5시 30분쯤. 해운대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다. 지인과 함께 들어오는 사람들, 다리를 절며 들어오는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이 무사히 완주하고 완보증을 받았다. 완보증을 안고 기념사진을 찍은 참가자들은 표정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일출과 비슷한 시간에 참가자들이 도착 지점에 들어가고 있고, 자원봉사단은 이들을 축하해주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일출과 비슷한 시간에 참가자들이 도착 지점인 해운대 해수욕장에 들어가고 있고, 자원봉사단이 이들을 축하해주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장광일).
가족 4명이 함께 참가한 최진(47, 경북 영양군) 씨는 “가족 다 같이 22km만 하자고 했는데, 중학생 딸이 56km를 걷고 싶다고 해서 저랑 딸이 같이 장거리에 도전했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다”며 “길이 너무 예뻤고, 제공한 음식들도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다리를 절며 끝까지 도달한 최 씨의 딸은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고 도전했다. 걷고 나니 성취감이 있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사)부산걷는길연합은 ‘부산 장거리 야행 5色 6樂을 얻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5色은 ⓵다대포 금빛노을길 ⓶낙동강 생명길 ⓷금정산성 고갯길 ⓸수영강 나룻길 ⓹해운대 해맞이길, 6樂은 ①만나는 설레임 ②먼길 걷는 즐거움 ⓷야릇한 눈맛 ⓸대자연과의 대화 ⓹새벽 온천의 신비 ⓺귀씻는 파도소리다. 한마디로 ‘사포지향’, 즉 산과 강, 바다, 온천을 낀 부산의 특성과 갈맷길의 매력을 모두 품은 코스다. 아쉽게도 이번 행사에서 온천을 직접 경험할 수 없었다. 최대현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꼭 온천에서 족욕을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시민 주도의 건강한 걷기문화를 창출해 부산을 대표하는 장거리 걷기문화상품, 나아가 세계적인 장거리 트레일 축제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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