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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4일부터 2023바다미술제가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를 주제로 전시가 시작됐다. 2023바다미술제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와 더불어 해안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2023바다미술제가 열리는 장소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일광해수욕장이다. 햇빛과 어우러진 해안선을 자랑하는 일광은 부산의 오래된 바닷가 마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문화 예술을 통해 바다와 해양 생물, 환경과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하는 전시다. 올해 2023바다미술제에 참여한 많은 작가는 해양 생태와 우리를 창의적인 방향으로 연결한다. 그들은 바다를 탐구한다면 지속 불가능한 해양 자원 개발에서 벗어나 연관성 있는 바다 비전을 함께 만들 수 있고 대안적인 해양 경제의 길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23바다미술제에 참여한 여러 작가 중 '일광 스윙'이라는 작품을 제작한 손몽주 작가를 만났다. 손몽주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장소와 표현에 관심이 많은 작가로, 공간 설치작품인 ‘고무밴드 시리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장소 특성을 살린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전시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손몽주는 바다에 떠다녔던 조각, 어망, 어구 등을 소재로 ‘스윙 파빌리온’ 연작을 만들고 있다. 스윙 파빌리온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선보인 '영도 스윙'은 처음으로 그가 그네를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던 시도였다. 2019년, 영도에 있는 ‘끄티’라는 창고 공간에서 바다에 떠다니는 오브제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을 제작했다. 이어 손몽주는 감천문화마을의 ‘어둠의 집 2010’, 송도 아랫마을 재개발을 앞두고 암남동 일대가 허물어지기 전을 작품화한 ‘송도엔카운터2014’, 낙동강 하류로 떠내려온 표류목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표-류-로2015’, 광주 민주화운동의 장소에서 제작된 2018광주비엔날레 작품 ‘광광타령’ 등 특정 장소를 소재로 하여 그 장소의 관심과 연구조사를 통한 조각 설치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비일상적 규모의 높고 넓은 공간을 창조하여 사람들에게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만들어진 곳은 누구나 그 공간을 즐기고 만끽할 수 있는 쉼터이자 놀이의 자리다. 손몽주는 바다를 바라보며 흔들 이번 2023바다미술제에서도 '일광 스윙'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네와 접목한 예술을 선보였다.
손몽주는 해양선박과 관련된 재료들을 쌓아 덩어리를 만들고 그사이에 그네를 설치하여 아이들의 그네이자 어른들의 그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파도 바로 앞에서 그네를 탈 수 있다는 직접적인 연관성과 떠 있는 것에 집중했다”며 “카누 배, 떠내려온 나무들, 어망, 그물과 같은 것들을 모두 ‘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이는 큰 풍선이 숨을 쉬는 듯한 소리를 통해 기능을 다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생명의 소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몽주는 그네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도 하나밖에 없는 아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작가다 보니 전시 준비한다고 바쁠 때는 아이와의 시간도 부족했다”며 “이번 전시에 무엇을 만드냐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너를 위해 그네를 만들었고, 친구들도 함께 탈 수 있는 놀이기구를 만들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바다나 자연과 같은 요소들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많은 작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손몽주도 마찬가지다. 바다라는 것이 아름답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메시지나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는 것. 이를 통해 그는 희로애락을 느끼고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한다고 얘기했다.
손몽주는 자신의 작품이 ‘작품’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고 해수욕장에 어울리는 하나의 조각, 놀이터의 놀이기구 정도로 생각해 주길 바랐다. 그물과 떠내려온 나무, 어구 등이 각각의 물질일 뿐이지만 이것들이 어우러져서 하나의 조각이 되었듯 해변도 작품들에 의해 해변이었다가 예술공간이 된 것이기 때문에 색다른 분위기만 느껴도 성공적인 전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