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 NBC 뉴스 타고 CBS, 워싱턴포스트, ABC, 가디언도 보도
"자기방어에서 나오는 자신감, 태권도 따라 올 만한 게 없어"
여성들에게 호신술로 태권도 권장... 국위 선양 '톡톡'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했다.
안한주 관장(59)이 그렇다.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86학번, 1994년 도미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 서쪽으로 30마일 떨어진 케이티(Katy)에서 '용인태권도'를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6월 18일(화) 오후 4시경, 도장이 문을 여는 시간. 마치 공포영화에서 들리는 듯한 날카롭게 찢어지는 비명 소리에 이웃 가게로 곧장 돌진했다. 17세 여점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남성 알렉슨 로빈슨(19)을 10여분간 제압해 도착한 경찰에 넘기고 피해 여성을 구조했다. 가해자는 성폭행 미수 및 불법 구금 혐의로 기소됐다.
태권도 가족은 한 팀이었다. 아버지 안 관장이 남성의 셔츠를 잡아 걸고 바닥에 제압하는 동안 두 아들이 도왔고 딸 현정 씨는 피해 여성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안 관장은 태권도 8단에 합기도 6단, 딸 현정(22) 씨와 사범으로 일하고 있는 두 아들 형빈(20)·성훈(18) 씨는 각각 태권도 5단, 아내 홍연 씨는 태권도 4단이다.
이 착한 사마리아인 가족의 이야기는 휴스턴 일대 치안을 책임지는 해리스 카운티(Harris County) 보안관 에드 건잘레스(Ed Gonzalez)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 현재 폐쇄됨) 계정을 통해 19일 오전 11시 57분에 소개됐고 같은 날 오후 5시28분, NBC 뉴스의 알리샤 빅토리아 로자노(Alicia Victoria Lozano) 기자의 기사로 처음 소개됐다.
이후 CBS와 워싱턴 포스트, ABC, 피플(People), 가디언(Guardian) 을 비롯, 미 전역의 방송과 세계의 화제가 됐고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도 영웅 가족으로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 한주 관장은 21일 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정말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한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칭송받을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태권도 인이라면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입장이다보니 일종의 책임감에서라도 생각할 겨를 없이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을 것"이라며 "태권도를 통해 자신감을 갖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헤쳐나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때 가해자가 총기라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어쨌나 싶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 관장은 "가해자 제압 후 10여분 뒤에 경찰자 4대가 왔고 경찰 5-6명이 와서 가해자를 인계해갔다"고 말했다. 안 관장의 아내, 안홍연 씨에 따르면 가해자가 제압당하자 남편의 팔을 물고 상처를 냈다.
안 관장은 기자에게 "꼭 대한민국 해병대 출신임"을 밝혀달라며 "매주 금요일,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휴스턴 오전9시)에 미 전 지역의 태권도 관장들과 줌 미팅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 '유 앤드 아이(You & I)'를 운영하고 있는 사이프러스 태권도(Cypress Taekwondo) 사범이라고 소개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Fox 26은 안 관장 관련 뉴스를 "Cypress taekwondo instructors save woman from attempted sexual assault (사이프러스 태권도 강사가 성폭행 시도로부터 여성을 구하다)"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신술로서의 태권도에 대해 "호신술은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성인 여성은 단기간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려운 것은 훈련이 필요한 일이지만 말이다"라면서 " 자기방어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태권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