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9,860원 대비 170원(1.7%)오른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 기준으로는 209만 627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이번 인상안에 따라 실업급여 등 사회보장 급여도 늘어난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최종안으로 시간당 1만 120원과 1만 30원을 제시했다. 표결 결과 경영계 안이 14표, 노동계 안이 9표로 경영계 안이 채택되면서 1만원의 문턱을 넘었다.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넘긴 것이다.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서민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물가 인상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면서 고용 감소나 외식비 상승 등을 우려하고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임대료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다. 김서현(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최저임금이 올라도 다 못 받는 경우가 많고 주휴수당 안 주려고 근로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나눠 쪼개기 채용하는 곳도 많아 사실상 인상 의미가 없어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장 모씨(47, 부산시 해운대구)는 “1만원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겹치면 인건비 부담에 치솟는 물가에 재룟값, 배달 어플에 나가는 돈까지 있으니 자영업자들도 많이 곤란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또한 최근 성명을 내고 "1만원 돌파는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역대급으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 결과에 실망했을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2년간의 물가 폭등기에 최저임금이 물가인상 폭보다 적게 오르면서, 또 실질임금이 하락해 최저임금은 본래 취지를 이미 잃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시장에서 물건값을 흥정하듯 진행되고 있어 비판을 사고 있다. 올해도 노사의 최초안 제시 후 나흘 만에 충분한 논의 없이 표결로 이뤄졌다. 내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아 최초임금위원회 내부에서도 비효율적인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