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도문화원 탐방기...밸리 춤, 요가교실 운영, '볼리우드 영화' 무료 관람도 / 양서윤 기자
인도라는 나라를 떠올려 보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가 있다.
카스트 제도, 가난, 집단 성폭행, 여자 혼자서는 절대 여행 못가는 나라, 영화 <세 얼간이>, 발리우드 등. 긍정적인 일부 단어를 빼면 부정적인 이미지 일색이다. 그런 상황에서 인도에 대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바로잡는 것을 설립 목표로 삼은 인도문화원이 부산에 있다. 그래서인지 부산에 작은 인도 붐이 일고 있다. 영화의 전당에서는 인도영화제가 열렸고, 해운대 백사장에서는 인도의 할리하이 축제도 열렸다. 그렇다고 부산에 인도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가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민 부산 인도 명예총영사 겸 부산 인도문화원장은 “인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을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도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한국 사람이 드물다는 게 정 명예총영사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인도를 여행하며 실상을 겪어 본 적도 없으면서 그저 단편적으로 들은 것만으로 인도를 평가할 뿐이라고 아쉬워 한다.
우리가 모르는 인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인도는 세계에서 7번째로 면적이 넓은 나라이다. 남아시아 인도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12억의 인구는 세계 두번째다. 고대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이자 거대한 제국이 군림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인도는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매우 높다. 또한 유연한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교육하기 때문에 수학, 과학이 발달해 있다. 인도의 국립 공과대학인 인도공과대학(Indian Institutes of Technology.IIT)은 전 세계 공과대학 상위권에 매년 랭크되고, 이 학교 졸업생들은 미국의 NASA,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인도사람이 CEO인 글로벌 기업도 많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순다르 피차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가 있다.
또한 인도는 세계에서 제일 많이 영화를 제작하는 국가다. 세계 영화의 4분의 1이 인도 영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마다 많은 편수가 제작되고 있다. 영화 제작의 중심 도시인 봄베이(Bombay)와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인 ‘볼리우드’는 인도 영화 산업의 규모를 상징하는 단어다. 인도 영화에는 중간 중간마다 노래와 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춤과 노래를 너무 사랑하는 인도 사람의 특징 때문이라고 한다. 유명한 인도 영화로는 <내이름은 칸>, <세 얼간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블랙>, <하늘이 보내준 딸> 등이 있다.
인도에 직접 가서 느끼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 우리나라에서도 인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 바로 부산 인도문화원이다.
2011년 개원한 서울 인도문화원에 이어 한국-인도 수교 40주년을 맞아 2013년 12월 부산에도 개원된 것. 양국 간의 문화 교류와 우호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세워진 부산 인도문화원은 인도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부산 인도문화원은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교차로의 부산박물관 맞은편에 있다. 이곳에서는 인도 역사, 힌디어, 인도 요리, 인도 음악, 까탁 댄스(빠른 발구름이 인상적인 북인도의 전통춤으로 탭댄스의 기원이 된 춤), 오디시 댄스(인도 오리사 주에 뿌리를 둔 전통춤으로 부드러운 곡선미로 이루어져 있다), 현대무용 볼리우드 등을 전문 강사에게서 배울 수 있는 인도 문화강좌가 열린다. 수강료는 매달 7만 원. 300여 권의 인도 관련 서적을 무료로 열람할 수도 있다.
또한 서울 인도박물관과 함께 진행되는 인도 미술 갤러리,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인도 영화제, 그리고 인도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인도문화 축제’가 주한 인도 대사관과 주한 인도문화원의 주최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축제 참가비는 없다.
문화원은 ICCK(주한 인도 상공회의소)와 연계, 정보 부족으로 인도 진출을 망설이는 중소기업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도지역 대학과의 교류나 유학 안내 등 교육 분야 교류창구 기능도 맡고 있다. 인도의 문화예술, 역사, 정치, 경제, 교육, 관광을 한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명예총영사는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코끼리의 다리만을 만지면 자신이 만지고 있는 동물이 코끼리인지 무언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며 "인도의 단편적인 모습을 아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부산 인도문화원에 와서 제대로 된 인도 문화를 체험하고 인도를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는 부산 인도문화원은 번화가인 경성대, 부경대에서 10분 거리에 있으며 그다지 찾기에 어렵지 않다. 이곳엔 인도 여행에 필요한 책자들도 무료로 가져 올 수 있고, 인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담당자들도 있다.
부산 인도문화원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iccbusan/)에서도 각종 행사가 소개돼 있다.
위치: 부산광역시 남구 유엔로 157번길 10
이용시간: 오전 10:00 ~ 오후 18:00
점심시간: 오후 12:00 ~ 오후 13:00
오 픈 일: 월~금 / 토요일 (2,4째주)
휴 관 일: 토요일 (1,3째주) / 매주 일요일 / 공휴일
관 람 료: 무료, 기획전시관 관람, 인도 도서 열람
수 강 료: 프로그램별 접수안내 확인
부산 인도문화원 홈페이지: //www.iccbs.or.kr/index_bs.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