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나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 2인 1조로 다니는 이들이 행인을 붙잡는다. “인상이 너무 좋으시네요. 복이 많은 얼굴”이라며 친근하게 말을 건다. 대부분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거나 무시하며 지나친다.
사이비 종교, 신흥 종교, 이단 등으로 불리는 유사 종교들의 포교 수법은 이제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더 대담하거나, 치밀하게 사람들 틈새를 노린다.
취업 준비생 김동준 씨는 모교 근처에서 자신들이 만든 액세서리를 평가해줄 수 있겠냐는 여학생 두 명을 만났다. 대학 시절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거리에서 설문 조사를 했을 때가 떠올라 응해줬다는 김 씨는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큰 의심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여학생 두 명이 꺼낸 액세서리는 팔찌였고, 이들은 김 씨가 취업 준비생이란 사실을 알아낸 후, "기도를 통해 노력하면 취직할 수 있다"며 본심을 드러냈다. 김 씨는 "호의가 이용당한 느낌이었다"며 "이런 식의 접근은 처음이었는데, 유사 종교 포교인 걸 알고 나서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모(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며칠 전 지하철에서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는 누구인가 진실을 알자’는 내용의 전단지를 받았다. 유사 종교로 알려진 신천지가 지하철에서 당당하게 포교 활동을 한 것이다. 성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가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버젓이 포교 행위를 할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사 종교 단체는 이보다 더 적극적인 포교 활동도 서슴지 않는다. 대학생 김지수 씨는 아르바이트하며 친해진 언니로부터 "좋은 공연이 있는데 같이 보러 가자"는 제의를 받았다. 그 전에도 함께 식사나 카페를 가는 등 만남을 가졌던 김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지방에서 서울까지 공연을 보러 갔다.
하지만, 이 공연은 유사 종교 의혹이 있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공연이었고, 이후 주선자는 종교 단체의 가입을 권유하며 더 적극적으로 김 씨에게 포교 활동을 했다. 김 씨는 "너무 자연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접근 수법"이었다며 "이미 친분이 쌓인 터라 딱 잘라 거절하지도 못했다. 결국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연락처까지 변경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유사종교 피해방지 대책 범국민연대는 유사 종교 피해를 미리 방지하고, 조직적인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자 종교 실명제, 사기 포교 금지, 피해 보상 및 처벌 등의 '유사 종교 피해 방지법'을 위한 백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