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마이드 끼워팔기 상술, 청소년 주머니 노린다

2013-11-05     취재기자 김예은

중학생 김예나 양은 화장품 가게 '네이처리퍼블릭'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좋아하는 가수인 EXO의 브로마이드를 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화장품을 사러 갔다. 설레는 마음으로 립밤 하나를 구입한 김 양은 점원에게 브로마이드를 달라고 했다. 하지만 점원은 브로마이드를 줄 수 없다고 했다. 2만 원 이상 구매했을 경우만 브로마이드를 준다는 것. 결국 브로마이드를 받지 못한 김 양은 눈물을 글썽이며 집으로 돌아가야만했다.

연예인 브로마이드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회사들의 상술이 화장품 회사에까지 번짐에 따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브로마이드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비교적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청소년들을 노리고 광고 모델인 아이돌 가수 브로마이드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아이돌 가수의 브로마이드를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한 사례는 교복사와 프렌차이즈 배달 음식점이 유명하다. 교복사의 경우 교복을 구매할 때, 배달 음식점의 경우 음식을 배달시킬 때 광고 모델의 브로마이드를 주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 이 브로마이드 상술이 화장품 가게로 넘어가면서 과해지고 있다.

화장품 가게의 브로마이드 상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정해진 제품을 구매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할 때 브로마이드를 선물하는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립밤을 샀을 때, 더페이스샵은 수분 크림을 구입했을 때 아이돌 광고모델의 브로마이드를 증정했다. 또한, 화장품 브랜드 더샘은 1만 원 이상 구매 시 아이돌 모델의 브로마이드를 줬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그룹인 EXO를 모델로 기용한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브로마이드 마케팅을 이용해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에서는 2만 원 이상 구매 시 소형 브로마이드를, 3만 원 이상 구매 시 대형 브로마이드를 증정했다. 문제는 2~3만 원의 가격이 청소년들에게는 부담된다는 점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회사에서 무료로 받은 브로마이드를 상술에 이용했다. 이 회사의 아르바이트생인 부산 장산 거주 김모(22) 씨는 공짜인 브로마이드를 아이돌 가수의 팬인 학생들을 상대로 얼마 이상에 준 것이라며 “돈 없는 학생들이 종이 하나 받겠다고 필요 없는 화장품을 사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여고생 동생을 두고 있는 울산 동구 거주 정혜진(22) 씨는 여동생의 성화에 브로마이드를 받으러 화장품가게에 갔다. 정 씨는 “어린 학생들이 3만 원이라는 큰 돈이 어디 있나. 동생이 사달라고 하기에 사줬지만, 너무 과한 상술이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가게마다 회사에서 브로마이드를 받는 수량이 달라 브로마이드를 주는 일정 구매 금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해진 2만 원치 화장품을 사도 브로마이드를 주지 않는 가게도 있을 뿐 아니라 5만 원에 한 장을 주는 곳, 10만 원에 한 장을 주는 곳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브로마이드 사진을 바꾸는 주기를 짧게 해 고객들이 다른 브로마이드를 받으러 오게끔 하기도 한다. 새로운 사진을 얻으려고 다시 물건을 구입하러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부산 북구 거주 고등학생 박선영(19) 씨는 “아무리 비싼 가격이라도 좋아하는 가수 사진은 갖고 싶다. 다른 브로마이드보다 화장품 가게의 브로마이드가 질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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