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사이트 폐쇄해 달라"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에 네티즌 '시끌시끌'
극우 성향 들어 대다수 네티즌 폐쇄에 동의..."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반대 의견도 / 정인혜 기자
청와대 홈페이지에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를 폐쇄해 달라는 청원이 게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사진: 일간베스트 캡처). |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를 폐쇄해야 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그간 일베의 ‘만행’을 들어 사이트 폐쇄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반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는 일베 폐쇄 청원을 요청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추천 수를 받은 것은 추석 연휴 기간 중인 지난 5일 올라온 글이다. 다음 달 4일 마감을 앞둔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약 4만 명이 공감했다.
글쓴이는 “유익한 정보도 있겠지만 단체로 모여 범죄 모의를 하고 고인을 모독해 논란을 일으키는 페이지는 사라져야 한다”며 “국민들을 불편하게하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기로 유명한 일베는 사회적 이슈로도 자주 떠오르는데 왜 진작 폐쇄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쓴이의 지적처럼 그간 일베는 여러 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일베는 ‘민주화’란 단어를 게시글에 ‘반대’를 뜻하는 용어로 왜곡해 쓰는 등 진보 정치 진영을 혐오한다. 민주주의를 부정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전라도 지역에 대한 지나친 반감도 일베의 특징 중 하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해 유가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일베 회원도 적지 않다. 단식 투쟁 중인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먹는 폭식 시위를 벌인 것도 일베 회원들이었다.
매년 명절 때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른바 ‘사촌 인증’ 게시글도 일베를 폐쇄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사촌 인증 게시글은 명절에 만난 친척의 몸을 몰래 찍어 인증하는 몰래카메라 사진이다. 다른 회원들의 추천을 받기 위해 가족의 몸을 아무렇지 않게 찍어 인터넷에 공유하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일베는 강간 모의, 반려견과의 수간 인증, 세월호 유가족 비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등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상당수 네티즌들은 일베 폐쇄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일베에는 오직 지역 비하, 남녀 갈등, 장애인 비하, 특정인 비하 등 갈등을 조장하는 정보만 있을 뿐 유익한 정보라고는 단 1%도 없다”며 “일베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이 시대의 병폐”라고 주장했다. 해당 댓글은 추천 수 1500에 반대 수는 200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일베는 사회악이다”, “일베를 당장 폐쇄하고 건강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야”, “일베 포함 혐오 여론 조성하는 사이트 다 사라져야한다” 등의 댓글로 사이트 폐쇄에 찬성했다.
반면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사이트 폐쇄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정부가 나서서 한쪽 정치색을 띠는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할 기회는 있다. 가끔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 당사자인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