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침을 먹나요?...'아침밥 먹기 열풍' 다시 힘 얻나

최근 일부 학교, 회사, 아파트 등에서 아침 식사 제공 / 신예진 기자

2017-10-31     취재기자 신예진
최근 일부 학교와 직장을 중심으로 아침밥 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침밥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되자 건강을 되찾기 위한 다시 아침밥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건강 형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주 5일 이상 아침 결식률은 전국 2010년에 25.6%, 2015년 27.9%, 2016년 28.2%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는 1.5% 높게 나타난 수치다. 이에 경남 의령군은 관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애들아! 아침밥 먹고 학교 가자’는 제목의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학생들의 아침 결식 여부를 조사하고, 아침밥을 거른 학생들에게 김밥, 생수를 제공한다. 동시에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홍보물도 제작해 배포했다. 대구의 장동초등학교도 지난 16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같은 캠페인을 펼쳤다. 학생들에게 백설기 등 쌀로 만든 음식을 제공했다. 아침밥이 좋은 이유와 올바른 식습관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하며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직장인 아침 식사 실태 조사에 따르면, 평소 아침밥을 먹는 직장인들은 평균 4회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직장인들의 91.1%가 아침밥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빠른 출근 시간(28.7%)’과 ‘수면 시간 확보(27.9%) 등의 이유로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가 건강에 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 지쳐 결식하게 된다는 것. 이와 같은 직장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아침밥 복지’를 실현하는 회사도 있다. 모바일 마케팅 전문 기업 ‘모바일이 지배하는 세상’(모지세)은 직원들이 매일 간단한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사내 카페에 수제 샌드위치, 샐러드, 한식 등을 준비했다. 회사의 아침밥 제공은 올해 2월 사옥을 이전하면서 사내 카페와 함께 운영을 시작했다. 전 직원들이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김종석 모지세 대표는 직원 복지의 목적으로 시행한 아침밥 제공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사원 홍은영 씨도 “무엇보다 회사에서 매일 아침을 먹으면서 그동안 달고 살던 위통이 없어져서 좋고, 선배나 타 부서 직원 분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에도 아침밥을 제공하는 구내식당이 들어서는 추세다.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서초구 반포 리체 등 일부 아파트들은 입주민들의 아침을 책임지고 있다. 성동구 트리마제 아파트는 지난 6월부터 아침밥 서비스를 시행했다. 입주민들은 한식과 양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한 끼에 6000원이다. 입주민 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아파트 관리비에 더해져 부과된다. 트리마제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입주자 박모 씨는 야근이 잦아 충분한 수면을 위해 아침은 뒤로 미뤄왔다. 박 씨는 “근 5년간 빵과 커피가 나의 아침 식사였다”며 “입주하고 나니 아파트에서 제공하는 아침밥 서비스 덕분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바로 출근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침밥 먹기’ 캠페인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최루미 식생활교육 홍성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사람들은 잠도 부족하고 아침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나눠주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