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서 내리면 바로 백사장 .. 추억의 해운대 역 사라진다

2013-12-02     취재기자 김예은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은 기차를 타고 해운대를 찾는다. 동해남부선 완행열차를 타고 바닷가 절경을 감상하면서 남하해 해운대 역에 내리면 바로 코앞에 백사장이 펼쳐지고 갯내음이 가슴 깊숙히 밀려 온다. 그리고 걸어서 5분이면 탁 트인 해운대 바다를 만난다.

이제는 이런 시골역 분위기가 물씬나던 해운대 역의 낭만이 사라진다. 동해남부선의 해운대역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철도 당국이 동해남부선을 복선화하고 바닷가로 구불구불 달리던 노선을 반듯하게 개선, 송정역과 더불어 해운대역을 인근 새 부지로 이전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해운대역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은 이번 이전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현재 해운대 기차역은 해운대 지하철역과 서울역처럼 붙어 있으며, 버스정류장 또한 역사 바로 앞에 있다. 부산에 있는 기차역은 대부분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어 걸어가야 하지만, 해운대역은 다른 역과는 다르게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역에서 5분만 걸어가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부산의 명소 해운대 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매년 여름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다는 경북 경산시 거주 김다희(23) 씨는 해운대역 이전을 아쉬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김 씨는 “타지 사람 입장에서 해운대역이 해수욕장과 가깝다 보니 무척 편했다. 해운대 역이 해수욕장 멀리 이전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부선을 타고 서울 방면에서 해운대로 오는 사람들보다는 동해남부선을 타고 경주 등지에서 해운대로 오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큰 아쉬움이 남아 있다. 바로 울산을 지나 기장, 송정, 해운대로 이어지는 명품 바닷가 구간이 없어진다는 것. 특히 기차 여행객들은 송정역과 해운대역을 잇는 이 바닷가 구간에서 차창 밖으로 탁 트인 동해와 남해 바다가 합쳐지는 지점을 감상할 수 있다. 찰랑이는 바다를 끼고 도는 이 구간에서는 오륙도와 동백섬의 누리마루, 그리고 멀리 광안대교까지 조망할 수가 있었다.

동해남부선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 김영현(22) 씨는 “낮에는 반짝이는 바다 햇살을, 밤에는 반짝이는 광안대교 조명을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이제 볼 수 없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에 거주하는 이현지(35) 씨에게는 해운대 송정의 바다 기찻길이 추억의 장소란다. 그녀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 사람이 붐비는 해운대 해수욕장보다는 비교적 한적한 송정해수욕장으로 데이트를 자주 갔다고 한다. 한 번은 기차를 타고 송정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해운대와 송정 사이의 바다 옆 기찻길에 반해 짧은 시간이지만 자주 기차를 탔다. 김 씨는 “우리 부부 추억의 풍경을 볼 수 없게 된다니 아쉽다. 얼마 전 사진으로 그곳 풍경을 담아놓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철도 당국은 해운대와 송정역사를 이전하는 이유는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구간의 단선철도를 복선화해 열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동해남부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불만이 한 가지 있었다. 열차가 자주 연착되는 것. 단선철도다 보니 마주 오는 열차를 비켜가기 위해 길게는 인근 역에서 10분 이상 정차해서 대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이런 불편은 말끔히 해결되며, 열차 운행시간도 5분가량 단축된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통학하는 대학생 이혜진(20) 씨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혜택을 보는 입장이다. 그녀는 “기차 시간이 표에 적혀있는 시간보다 오래 걸렸던 적이 많아 학교에 지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시간이 단축되어 좋다”고 말했다.

역사가 이전되면 폐선 부지는 ‘그린 레일웨이 조성사업’에 의해 자전거 길과 산책로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그리고 해운대와 송정 역사는 그대로 놔두고 새롭게 단장하여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해운대역의 모습을 계속 유지시킬 계획이란다.

현재 해운대역 역사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팔각지붕 역사다. 창원역과 소요산역 등 팔각지붕 역사를 가진 역이 있었지만, 해운대역의 처지와 비슷하게 노선개량이 되면서 철거되었다. 이에 부산의 시민단체들은 해운대역을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주장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여 우리나라의 유일한 팔각지붕인 해운대 역사는 ‘그린레일웨이 조성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해운대역 관계자는 “역을 이전하게 되어 정신이 없다. 정든 해운대역을 떠나려니 아쉬움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바닷가와 가까운 현재 해운대역에 비해 이전 될 해운대역은 제법 바다와 멀다. 새로 이전될 해운대역사는 해운대 신시가지 부근으로 육군 53사단 부대의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앞으로 기차로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들은 시내버스나 택시로 바다를 찾아야 한다. 택시로는 10분 정도, 시내버스로는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새 역사는 지하철과 연계가 안 된다. 가까운 지하철 역도 택시나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된다. 걸으면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인 장산역은 새 역사에서 무려 20분이나 걸린다.

해운대역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 김수연(22) 씨는 “지하철 2호선이 연장되어 기차역과 가까운 지하철역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송정역 또한 바닷가 쪽을 벗어난 위치로 역을 이전한다. 2006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302호로 지정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송정역사도 해운대역과 마찬가지로 ‘그린레일웨이 조성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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