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출당된 박근혜 전 대통령...홍준표 "朴당이라는 멍에서 벗어날 것"
당 최고위에서 논란 빚자 홍대표 직권 결정...친박 핵심 서청원, 최경환 "홍 대표의 독단적 불법 결정" 반발 / 신예진 기자
2018-11-03 취재기자 신예진
자유한국당이 3일 홍준표 대표 직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출당을 당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일 오후 6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갖고 “오늘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유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 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박근혜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또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대한민국 보수 우파 세력을 허물어트렸다”며 “자유한국당 당원과 저는 철저하게 반성하고 앞으로 깨끗하고 유능하고 책임지는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지지만 앞으로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홍 대표는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놓고, 표결 결정에 최고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윤리위 규정 21조 3항에 따라 대표 직권으로 결정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윤리위 규정 21조 3항은 ‘탈당 권유 징계 의결을 받은 자가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홍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직권 결정에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한국당 의원은 반발하고 있다. 두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 더불어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홍준표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제명시켰다”며 “이는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 무효이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오늘 최고위에서도 다수 위원들이 홍 대표의 독단적 처리 방침에 반대 의견을 밝혔지만 홍 대표는 귀를 닫은 채 규정을 무시하고 제명을 발표했다”며 “홍 대표가 왜 이렇게 불법적인 결정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는 한국 정치사의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정치 도의는 물론 당헌 당규까지 위반한 출당 조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서 의원은 “당원들의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논의는 지난 8월 16일 홍 대표의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처음 시작됐다. 홍 대표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당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논의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