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 '시샤' 등 물담배, 대학가 새 풍속도로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판매루트는 대부분 불법
2013-12-13 취재기자 도근구
부산 경성대학교 인근 대학타운에 자리 잡은 A 레스토랑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많은 대학생들이 몰려 있다. 그곳에서는 눈길을 끄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몇몇 사람들이 생소하게 생긴 기구를 이용하여 연기를 들이마시는 모습이었다. 기구에 담뱃가루를 넣고 긴 호스로 연기를 들이마시는 그들은 소위 물담배를 피는 중이었다.
우리가 흔히 물담배라 부르는 이것은 후까(Hookah), 혹은 시샤(Shisha)라고 한다. 물담배는 500년 전 인도에서 중동지역으로 전해져 현재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음의 상징인 홍대 유흥가에서 전파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전국적으로 이를 판매하고 이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물 담배는 기본이 1만원 가량이며 향과 색 등에 따라서 요금이 추가된다.
A 레스토랑에서 물 담배를 피고 있던 대학생 김모(23) 씨는 “사과, 딸기, 살구, 박하 등등 여러 가지 향 종류가 있어서 특이하고 이색적이에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친구들 끼리 와서 가끔 피곤 해요”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해외인턴 중에 잠시 귀국한 사회 초년생 양모(29) 씨는 “인도에서 일하면서 가끔 물 담배를 했어요. 제가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는 이런 곳은 없었는데, 한국에도 물담배가 있다니, 신기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물담배는 연기가 유리병의 물을 거치게 돼서 연기량도 일반 담배보다 적고, 피고 나면 입안도 향 때문에 개운해져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인(WHO)가 2005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물 담배는 일반 담배와 똑같이 해로우며, 개피로 나눠 피는 일반 담배와 달리 물담배는 지속적으로 여러 개피를 연달아 피는 효과가 있으므로, 30분 이상 물담배를 오래 흡연하면, 유해 연기량은 일반 담배의 100~200배에 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양 씨처럼 젊은이들은 물담배의 위험성을 모르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경성대 대학타운의 다른 B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점원 최모(27) 씨는 “시샤가 담배인 줄은 알지만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술로 치자면 무알콜 술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업소들도 물담배의 해로움은 별로 알려주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담배사업법 13조에 따르면, 물담배도 담배에 포함되며, 담배수입업자는 자치단체에 등록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일반 레스토랑들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담배수입판매업자로부터 물담배를 구입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산의 경성대 앞에서 물담배를 판매 중인 레스토랑은 세 곳 정도이며, 그 중 어느 곳도 자치단체에 등록된 곳에서 물담배를 구입하는 곳은 취재 결과 아무 데도 없었다. 연합뉴스는 2013년 11월 1일자 보도에서 물 담배 수입판매업자로 등록된 곳은 전국에서 대전 지역의 한 곳 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부산에서 인도 음식점을 개업한 임모(48) 씨는 “인도 풍으로 가게 인테리어를 꾸미다보니 인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물담배를 판매하게 되었다. 비슷한 가게를 운영하는 지인에게서 물담배 재료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물담배는 기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담배 재료만 있다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여러 사람이 중복 사용해서 위생 문제도 있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여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도 손쉽게 물담배 기구와 재료를 얻을 수 있다.
물담배는 이러한 여러 부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관련 당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단속 및 제제를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