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게 온기 전달하는 '젊은 천사들'
고신대 <나눔 커뮤니티>, "이렇게 나눌수 있어 행복합니다"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살고, 나누고 베푸는 삶
“아이고야, 또 왔나. 우리 청년들 이래 고마워서 우짜노?”
고신대 기독교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조민기(24) 씨는 부산역을 제 집 드나들 듯 자주 들린다. 덕분에 역에 가면, 두 팔 벌려 반겨주는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조 씨는 대학교를 갓 입학한 20세 때 같은 과 선배이자 나눔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송주현 씨를 만나 노숙인을 돕기 시작했다. 마치 집들이 가듯 항상 양손을 무겁게 하고 부산역을 찾는 조 씨는 이번에는 두툼한 오리털 패딩을 준비했다. 조 씨는 “추운 겨울에 밖에서 주무시는데 저만 따뜻한 방안에서 잠들 수가 없다”며 “이렇게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반팔 차림이다. 춥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씨는 몸에 열이 많아서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청년들이 모여 만든 젊은 나눔 커뮤니티
조 씨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 현장 사진을 담아 SNS에 포스팅한다. 조 씨의 개인 SNS 친구 수는 2000명이 넘는다. 한 번 포스팅을 하면 몇 분 만에 몇 백 개의 '좋아요'가 눌려진다. 조 씨는 “SNS을 올리는 이유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며 “관심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늘어나고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삶이 바뀔 뿐만 아니라 돕는 사람들의 인생까지 변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 씨는 “봉사활동을 SNS에 올리다 보면, 봉사를 통해 우리 젊은 청년들이 시간과 물질을 아껴 사회 소외계층 분들에게 봉사를 하고 있으니 박수라도 쳐달라는 거냐고 받아드리는 분들이 계실 수 도 있는데, 그것도 작은 관심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올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이 바뀔거라는 생각 없어, 단지 노숙인, 고아원 친구들의 세상만큼은 바뀌길
조 씨의 하루는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노숙인들 뿐만 아니라 고아원과 독거노인을 찾아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학업까지 병행해야 하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르다. 조 씨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만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땐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나눔 커뮤니티를 만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주시고, 심지어 부산 역 근처에 조그마한 사무실까지 생겨 돈이 없어도 더 많이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