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버스킹 머리채남 행태 충격...당사자 사과에도 시민들 “무조건 고소해야” 촉구
피해 여성 "사전 합의 없었다…퍼포먼스를 가장한 폭행 수치스러워" 호소 / 정인혜 기자
길거리에서 난데없이 머리채를 잡혔다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홍대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던 도중 버스킹 댄스팀 멤버가 자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춤을 추었다는 것. 피해 여성은 “수치스러웠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호소했다.
논란은 지난 12일 SNS를 중심으로 퍼진 한 영상으로부터 촉발됐다. 영상에는 홍대 거리에서 댄스 공연을 하던 한 남성이 관객석에서 한 여성을 끌어내 머리채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곧바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SNS에서는 해당 남성을 비판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는 ‘#홍대머리채남’, ‘#지나치다’, ‘#길거리폭행’ 등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급속도로 유포됐다.
영상이 유포되면서 온라인에서는 해당 남성의 신상을 밝히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그가 현재 공개 공연을 진행 중이며, 인터넷 방송 채널도 운영하는 터라 정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해당 남성은 댄스팀 ‘하람꾼’의 리더 임병두(36) 씨다.
남성의 신상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고,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라는 네티즌이 나타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해당 여성은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통해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혼자 있었는데, 앞뒤 상황 없이 갑작스레 머리채를 잡혔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람들에게 전 큰 웃음거리가 되어있었고, 제 머리채를 잡고 흔들던 남성은 ‘왜 갑자기 몸에 힘을 푸냐’며 내 반응이 이상하다는 듯 얘기했다. 기분이 나쁘다는 걸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본인 외에도 피해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스킹을 구경한 곳이 집 근처여서 어쩔 수 없이 지나다니게 될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다른 여성분이 머리채 잡히는 광경을 봤다”며 “퍼포먼스를 가장한 여성 상대 폭행이다. 만약 제가 그 남성분보다 훨씬 덩치가 큰 친구 혹은 연인과 그 자리에 있었다면 피해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발생 초기 ‘해프닝’이라고 일단락하려던 임 씨는 14일 입장을 바꿔 해당 여성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다. 임 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연장에서 머리를 다치지 않게 집중해서 감싸 잡고 함께 춤춘다고 생각했는데, 당사자께 큰 불쾌함, 폭력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머리채를 잡은 것은 폭행이 아니라 단순한 공연 ‘퍼포먼스’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임 씨는 “제 버스킹은 8년 동안 대중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며 만들어진 콘셉트 공연”이라며 “때로는 서로 짓궂게, 장난기 있게 웃고, 함께 춤을 추고 같이 소리 지르는 에너지 넘치는 버스킹”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상당수 네티즌들은 그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를 저격한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함께 춤춘다고 생각하면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지 누가 생면부지 사람의 머리채를 휘어 잡냐”며 “왜 매번 다른 사람을 자기 공연의 희생자로 삼으면서 공연을 하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 저걸 변명이라고 하고 있나”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저게 무슨 예술인지...자기 머리카락도 다 뜯겨봐야 정신 차린다”, “여성분 절대 합의하지 마시고 고소하세요”, “잘못한 거 없다더니 기사 나가니까 꼬리 내리네”, “그딴 퍼포먼스는 집에서 부모님이랑 해라” 등의 댓글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