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새 트렌드, 깜짝 시장 '팝업스토어'에 소비자 북적
잠깐 운영했다 사라지는 가게로 캐릭터·의류·게임 상품 등에 접목...기업·소비자 모두 만족 / 김환정 기자
2017-11-21 취재기자 김환정
2개월여 전인 지난 9월 14일부터 24일까지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지하 1층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곳에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인 오버액션토끼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열렸기 때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상점은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11일 만에 홀연히 사라졌다. 이곳은 일반 상점과는 다른 팝업스토어였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pop-up store)란 적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한두 달 정도 짧은 기간만 잠깐 운영하는 상점을 말한다. 잠깐 떴다 사라지는 것이 웹페이지의 팝업(pop-up)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의 한 대형 할인점이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자 단기간 임대한 임시 매장을 열었는데 의외로 인기를 끈 것에서 유래됐다. 국내에는 약 4년 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근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는 캐릭터 숍이다. 지난 9월 28일, 롯데 백화점 부산본점에서는 인기 만화 캐릭터 ‘에비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는 캐릭터 디저트 카페도 운영하고 있어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맹진환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홍보담당자는 “생각보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팝업스토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자료가 없어 매출 측면에서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스토어가 생기기 이전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 온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니언즈’, ‘라이언(카카오 프렌즈)’, ‘적극적인 곰’, ‘브라운(라인 프렌즈)’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면서 인형, 스마트폰 케이스, 스티커 등과 같은 관련 제품들 또한 끊임없이 팔리고 있다. 이들 캐릭터 상품은 팝업스토어의 특성과 접목해 사람들의 소비를 이끈다.
캐릭터 이외의 의류, 식품, 게임 분야 등에서도 팝업스토어가 이목을 끌고 있다. ‘까스텔바작(castelbajac)’,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와 같은 명품 의류 브랜드는 팝업 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가고 있다. 넷마블, 넥슨 등 게임 업계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선택해 치열한 게임 시장에서 유저들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팝업스토어는 기업과 소비자들 모두에게 좋은 수단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 기업 측에서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장기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없고, 단기간 운영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점포를 쉽게 임대할 수 있다. 더불어 금방 사라지는 팝업스토어의 특성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촉진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집중 홍보 또한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원하는 제품을 쉽게 구하고, 다양한 상품을 접할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돌 걸그룹 트와이스 팬인 윤지현(21,부산 동래구) 씨는 “굿즈(티셔츠, 스티커, 브로마인드 등 연예인 관련 소품)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가 서울이나 일본에만 있어서 아쉬웠는데 부산에 팝업스토어가 열려 다녀왔다”며 “구경도 많이 하고, 인터넷보다 더 많은 물건이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