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카드 마케팅으로 소비자 사로잡다
원하는 금액 충전해 언제든 커피 즐기게...'스벅녀'도 등장
2013-12-23 취재기자 윤예슬
하루에 커피 한 잔은 기본인 시대가 됐다.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커피를 즐긴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커피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보지 않아도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사람들의 커피 사랑에 따라 프렌차이즈부터 시작해 개인 카페까지 많은 커피점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프렌차이즈 커피의 시초인 스타벅스 커피는 빼놓을 수 없다. 스타벅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만 해도 스타벅스 커피는 사치의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나 어느새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스타벅스 커피는 부담스러운 음료가 아니다. 바로 스타벅스의 카드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2009년 스타벅스는 카드 마케팅 전략을 내세웠다. 카드에 원하는 만큼 돈을 충전하고 카드를 이용해 음료를 사먹도록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결제하는 측면에서 편리한 점은 없지만 이 카드 전략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우선 예쁜 카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4세 한 여대생은 "카드 디자인이 예쁘다. 시즌별로 다양한 디자인의 카드가 나오는데 카드 모으는 재미에 커피를 사먹기도 한다. 예뻐서 모은 카드가 몇 장인지 모를 정도로 가득 모여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벅스 카드는 선물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동환(27) 씨는 "커피를 좋아하는 여자 직장 동료에게 돈을 충전해서 선물해준 적이 있는데, 갖고 싶었던 카드였다며 정말 좋아했다. 생일 선물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닌데 정말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스타벅스의 카드 마케팅 전략은 많은 소비자들을 사이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스타벅스 카드 때문에 일명 '스벅녀'를 자처하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회사원인 최지수(28) 씨는 한 달 월급이 100만원 조금 넘는다. 한 달에 필수로 드는 돈들을 제외하면 모으기도 빠듯하지만 스벅녀라 불린다. "원래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해 커피를 사먹으면 그에 따른 혜택도 많고, 회원제라 소속감이 있어서 그런지 계속 사먹게 된다. 한 달에 10만원은 스타벅스 커피를 사먹는데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현숙(31) 씨는 "스타벅스 카드로 음료를 구입해 먹었을 때, 도장을 하나씩 찍을 수 있는데, 그 도장 모으는 재미에 한 잔 한 잔씩 사먹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골드회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현숙 씨는 "커피는 문화를 사는 것이라며 더 이상 사치가 아닌 것으로 여기지기도 하지만, 요즘 나는 커피를 즐기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상술에 현혹된 '스벅녀'가 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