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성공리 마무리, 이산가족 상봉 성사될까
북한 반응은 '미적지근'…"협의 통해 풀어나가자" 기본적 입장만 내놔 / 정인혜 기자
남북 고위급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과 적십자 회담 등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측 대표단 5명은 9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북한 대표단 5명과 만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회담을 진행했으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된 사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통일부 조명균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2월 설 명절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지난해 7월 적십자회담을 제안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이를 언급한 것이다. 당시 회담은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이는 지난 2015년 10월 박근혜 정부 때 열린 행사 이후 약 2년 만의 상봉이다.
다만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해 탈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합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난 2016년 4월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 13명과 남성 지배인 1명이 한국으로 귀순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국정원이 이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북송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이날 북측의 반응도 미지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직접적인 답변 대신 기본적인 입장만 내놨다. MBC에 따르면, 북한 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협의를 통해 이 문제들을 계속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당장 답변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남성욱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선 평창올림픽 참가 이외의 결과물은 어려울 것”이라며 “평창 문제에서 어느 정도 맞으면 다음 실무 회담을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다른 건 다 없어도 되니까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이산가족 분들 다들 연세도 많으신데...북한이 인도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대화하자고 내려와서 다른 것도 아닌 이산가족 상봉에 묵묵부답이라니 북한의 수가 뻔히 읽힌다”며 “나중에 이를 빌미로 돈 뜯어낼 것 같은데 잘 풀릴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