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부산에 내린 함박눈, 시민들 "눈 쌓였다" 환호...일부 구간에선 교통 통제

부산기상청 "10일 오전 10시 부산 중구 관측 기준 적설량 0.7cm" / 신예진 기자

2019-01-11     취재기자 신예진
따뜻한 남쪽 동네 부산도 전국적 한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4년 만의 부산 폭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쯤부터 부산 전 지역에 눈이 내렸다. 모처럼 찾아온 눈은 1시간 30분가량 내리다, 이날 오전 중 완전히 그쳤다. 이날 적설량은 오전 10시 부산 중구 대청동 공식 관측 지점 기준 0.7cm로 기록됐다. 이날 도로에 내린 눈이 쌓이면서 고지대 등 일부 도로 교통이 통제됐다. 부산시청 교통통제센터는 "금일 부산지역 강설로 만덕1터널, 산성로, 범어사로 입구 교통 통제 중이니 안전에 유의 바랍니다"라는 긴급 재난 문자도 발송했다.
눈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3분쯤 연제구에서 20대 여성이 미끄러진 뒤 통증을 호소해 119에 의해 병원에 옮겨지는 등 6명의 시민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평소에는 택시 5분 거리가 오늘은 40분이 걸렸다“며 “도착하기도 전에 택시 아저씨가 오르막은 못 간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내려 걸어갔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선물처럼 찾아온 함박눈에 대부분 부산 시민들은 잠깐이나마 행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SNS에는 눈을 즐기는 시민들의 사진들이 쏟아졌고, 오전 10시께에는 ‘부산 눈’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생 박연휘(20, 부산시 진구) 씨는 “추운 것도 다 잊고 눈 뜨자마자 강아지와 근처 시민공원으로 달려갔다”며 “다음에는 눈이 더 많이 내려 커다란 눈사람도 만들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네티즌들은 “부산에 눈이 왔어? 천지개벽할 일”, “근 20년 만에 제대로 된 눈 봤네”, “부산에도 함박눈이 오긴 오구나”, “지붕 위의 눈들이 너무 이쁘다”, “너무 짧게 내렸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부산시민들의 열띤 반응과 달리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눈이 지긋지긋한 존재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이젠 눈을 그만 보고 싶다”며 “부산은 얼마나 따뜻한 동네기에 1cm 안팎의 눈에 교통이 통제되나”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얼마나 눈이 안 오는 곳이면 실검 1위를 차지하냐”며 “우리 동네는 간밤에 눈 폭탄으로 15cm 정도 눈이 쌓였다”고 말했다. 한편, 당분간 매서운 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기상청은 11일 부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도, 오는 12일 최저기온이 영하 8도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