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이다”...햄버거보단 ‘밥버거’
아이들 간식, 어른들 한 끼로도 거뜬...체인점 급성장
세계적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가 세계 모든 나라 패스트푸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1위를 토종 패스트푸드점이 차지한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의 롯데리아는 대표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시켜 한국인의 인기를 모았다. 특히 1999년 빵 대신 밥을 이용한 라이스버거의 탄생은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약 80만 개가 판매되어 23억 2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라이스버거는 ‘햄버거는 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빵 대신 한국인의 주식인 쌀로 만든 번(bun: 버거의 둥글납작한 빵)에 패티(patty: 버거 속에 넣는 다진 고기)와 야채를 넣는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까지 만족시켰다. 하지만 라이스버거의 단점은 세트의 가격이 5,800원으로 비싸고 양손에 들고 먹기 때문에 버거 속의 음식물이 흘러내린다는 것이다.
2011년, 롯데리아의 라이스버거를 보완한 일명 ‘밥버거’가 길거리 개인 햄버거 업소들 사이에서 등장했다. 밥버거는 겉은 밥이고 속은 다양한 야채와 패티로 채워 주먹밥 모양으로 포장된 것으로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인들 사이에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크고 둥근 주먹밥 모양의 밥버거를 포장 윗부분을 열고 위부터 입으로 베어 먹거나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그래서 밥버거는 패스트푸드화한 일종의 한국형 신개념 주먹밥인 것이다.
밥버거는 한 개에 1,500원에서 3,000원 사이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 등 모든 이가 부담 없이 신속하게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패스트푸드다. 햄 밥버거, 닭갈비 밥버거, 돈까스 밥버거 등 그 안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메뉴도 다양하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밥버거는 그래서 한국인의 사랑을 얻고 있다.
부산 금정구 서동의 대학생 박초희(22) 씨는 “혼자 먹기 어색하고 바빠서 점심을 거를 때가 많은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밥버거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대현동에 사는 최희정(21) 씨는 “밥버거는 기본적으로 밥이므로 햄버거보다는 든든하게 한 끼 밥을 간편하게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양시 석수동에 하는 염혜정(21) 씨는 “요새는 패스트푸드를 먹으려면 미국식 햄버거보다는 밥버거를 더 찾는다”고 덧붙였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심모(48) 씨는 “예전에는 학교의 임원 어머니들이 햄버거를 단체 주문했다면 지금은 햄버거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밥버거를 주문해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고 말했다.
밥버거는 초등고등학생들 학원가 주변에서 출출한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존재다. 해운대구 우2동에 사는 중학생 손지현(14) 양은 학교나 집에서 학원 가기 전에 밥버거를 자주 사 먹는다. 대개 오후 3, 4시인 그 때가 간식이 그리울 시점이기 때문이다. 손 양은 “간식으로 과자나 햄버거를 사서 먹었는데, 지금은 친구들과 밥버거를 더 많이 사 먹는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밥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 밥버거 프랜차이즈인 ‘봉구스 밥버거’는 전국 가맹점이 750개, ‘뚱’s 밥버거‘ 가맹점은 206개, ‘밀크 밥버거’ 가맹점은 52개가 있으며, 이들은 주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부산의 임모(43) 씨는 동래구 온천동에서 프랜차이즈 밥버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밥버거 가게가 다른 햄버거 가게들과 비교해서 특별한 요리 기술이나 전문인력이 필요치 않아서 초기 창업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한다. 임 씨는 “소자본으로 가게를 열고, 많은 학생들이 찾아주어서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