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기냐, 태극기·인공기냐" 평창올림픽 개회식 국기 놓고 갑론을박

"나라 잃은 것도 아닌데 왜 우리 국기를 못 드냐" 네티즌 비판...여론조사선 찬반 비등 / 정인혜 기자

2019-01-19     취재기자 정인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하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남북은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공동 입장은 물론,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데도 합의했다. 북측의 선수단과 응원단, 기자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평창으로 이동할 방침이다. 합의문 내용이 전해지자,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특히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반발하는 의견이 거세다. 18일 주요 커뮤니티는 진보, 보수 성향으로 나눌 것 없이 이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다. 뉴스 댓글 창도 마찬가지. 한 네티즌은 “남한팀, 북한팀 따로 입장하게 하고 태극기와 인공기도 무조건 따로 들게 해야 한다”며 “이러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올림픽이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댓글은 추천 수 1200을 올린 반면, 반대 수는 80을 기록했다. 진보 성향의 네티즌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도 반응은 싸늘했다. 관련 기사의 베스트 댓글 3개 모두가 공동 입장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댓글이다. 육두문자도 난무했다. 평소 정부 관련 기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반응이었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아니다. 나라 잃은 것도 아니고 우리가 왜 우리 국기를 못 드냐”며 “국가에 대한 수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각자 국기 들자”, “진짜 재앙이다”, “북한 옹호하는 세력들 답 없다”, “싫다는데 왜 계속 밀어붙이냐”, “지지자들도 등 돌리게 하는 막장 대북정책” 등의 댓글을 남겼다. 다만 여론조사에서는 찬반 의견이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진행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때 남북 선수단이 모두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0.5%로 나왔다.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각각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9.4%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