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인사동'? 골동품 상가라지만 글쎄...
구덕골 문화장터, 홍보 부족에 당국 지원도 끊겨 썰렁 한마당
2014-05-16 취재기자 신재규
“40만 원에 해드리께.”
“너무 비싼 거 아잉교?”
“에이, 40이면 적당한 겁니더.”
상인들은 구해온 물건을 주말이 되면 이곳에서 판매하는데, 1000원짜리 책도 있고, 비싼 것은 수십만 원에 이른다. 상인 박모씨는 물건들의 가격 책정은 본인이 직접 한다며 “현재 내가 판매하고 있는 물품 중에는 200만 원이 가장 비싼 물건"이라고 말했다.
종류 또한 골동품, 민속품, 고서화, 도자기, 병풍 등 다양하다. 이러한 가격과 물건의 다양함만큼 손님들이 찾는 물건 또한 가지각색이다. 한 상인은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데다 사람들의 취향이 다 달라서 특별히 잘 나간다 하는 물건은 없다”고 말했다. 매주 주말이면 장터를 찾는다는 임모(56) 씨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물건을 싼 값에 사갈 때가 많다. 그래서 마니아들은 이 곳에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또한, 상인들이 인도에 진을 치기 때문에 보행자들의 불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19) 군은 수능을 앞두고 있어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가 공부를 한다. 그런데 하교를 할 때 차도로 돌아서 갈 때가 많다. 이 군은 “비가 올 때는 더 심각하다. 그럴 때는 대부분 차도로 돌아서 가는 경우가 많아 매우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문화장터에 대한 홍보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국을 포함해 여러 언론사에서 홍보해줬지만, 지금은 그마저 없는 상황이다. 자체적인 홍보라도 해야 하지만, 이게 쉽지 않다. 상인 김모 씨는 “비용 문제로 자체적인 홍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역 문화계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려움은 이 뿐 아니다. 상인들은 부산에는 이런 장터가 이 곳뿐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데 당국의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시설들이 부실해 외관상으로 보기에 좋지 않다고 불만이다. 김 씨는 “비가 오면 천막에서 물이 새 물건들이 젖을 때가 제일 난감하다. 물건들이 젖어 상품가치가 하락하는 건 둘째 치고, 사람들 보기에 너무 민망하다”고 말했다. 개장 당시 서구의 명물거리, 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서구청의 도움을 받았던 문화장터는 현재 다른 사업에 밀려 시청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등 후속 지원이 없어 열악한 환경으로 방치돼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구덕골 문화장터 개발 계획은 현재 별도로 수립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