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화재 원인은 '전기 합선'…희생자 대부분 연기 질식사
국과수 "탕비실 석고보드 천장에 깔린 전선서 화재 발생"...2~5층 연기 새들어 사망자 증가 / 정인혜 기자
38명의 인명을 앗아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의 원인이 전기 합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은 응급실 안 탕비실 천장 배선에서 ‘전기적 이유’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차 감식을 진행했다. 이전 1·2차 감식은 화재가 발생한 1층을 중심으로 이뤄진 반면, 이번 3차 감식은 전체 건물을 감식했다. 감식에는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32명과 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가스안전공사 소속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감식에 참여했던 국과수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이전 감식 결과와 다른 특별한 점은 없었다”며 “전날 발표했던 내용 그대로”라고 밝혔다.
전날인 27일 국과수 측은 화재 발생 원인으로 ‘전기적 요인’이라 지적한 바 있다.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브리핑을 열고 “발화 장소가 환복 및 탕비실 천장으로 추정된다”며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현재로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탕비실 석고보드 천장 위로 깔린 전선의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났다는 의미다. 희생자들 대부분은 연기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동감식에 참여한 최치훈 경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이데일리에 “2~5층이 실제 연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1층 화재에서 발생한 연기 유입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감식 결과 여러 가지 틈새가 있는 곳에 연기가 유입됐다. 경로는 크게는 4곳으로 압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연기 경로 4곳은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사이 2층 연결통로, △엘리베이터, △중앙 계단 복도의 방화문 과열로 생긴 틈새, △1~5층 공동구(배관·전선 등 설비통로) 등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한편 안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수다. 한 네티즌은 “요즘 차단기는 발화 온도까지 가기도 전에 떨어지는데 병원 건물 관리가 제대로 안됐던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소방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반복되는 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다중 이용 시설은 아크 차단기 의무화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사망자 38명 중 밀양농협장례식장에 있던 사망자 2명 등 모두 7명이 이날 발인 장례를 마쳤다고 밝혔다. 29일에는 밀양 한솔병원 등 9곳 장례식장에 있는 김모 씨 등 사망자 14명의 발인이 있을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오늘(29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열고 관련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