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들어선 청소년 전용 클럽...클럽 문화의 진화? 일탈?
술 대신 음료 판매..."고교생이 껴안고 키스 등 수위 높은 스킨십" 주장에 네티즌 찬반 양론 / 정인혜 기자
서울에서 청소년 전용 클럽이 등장했다. 성인 클럽처럼 이름 그대로 ‘클럽’이다. 다만 연령대를 고려해 술이 아닌 콜라나 환타와 같은 탄산음료를 판매한다.
해당 클럽은 지난 26일 서울 홍대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생부터 1999년생까지만 입장할 수 있으며, 학생증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 밤새 영업하는 성인 클럽과 달리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한다. 월~목요일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주말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문을 연다. 흡연과 음주는 절대 금지돼 있다.
입장료는 5000원이지만, 테이블을 잡고 싶으면 5000원을 추가해야 한다. 가장 비싼 메뉴는 콜라 10병에 체리 음료 5병이 포함된 세트. 가격은 6만 5000원이다. 음료수 단품은 3000원에서 5000원에 판매된다.
해당 클럽 관계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작정하고 만들었다”며 “비웃으실 분들은 신경 쓰지 말고 지나쳐 달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를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놀이 문화라고 보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는 반면, 탈선 온상지가 될 가능성을 염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클럽 내부 사진을 보면 교복을 입은 학생이 입맞춤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남녀 학생들이 짝을 지어 스킨십 수위가 높은 춤을 추는 것은 예사다.
제보자는 “궁금해서 가봤는데 무서운 곳인 것 같아 다시는 안 가려고 한다”며 “전부 서로 부둥켜안고 키스하고 엉덩이도 만지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자도 잘 못 맞추면서 허리 돌리는 춤이나 노골적으로 신체 일부를 강조하는 이상한 춤추는 사람도 엄청 많았다”며 “딱 봐도 고등학생인 사람들이 야한 옷 입고 춤추는 데 보기가 좀 그랬다”고 덧붙였다.
해당 클럽에 다녀왔다는 또 다른 네티즌은 “그냥 음료수 시키고 노래 들으면서 일행들이랑 얘기하거나 춤추지 이상한 행동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으니 다들 작작 해라”라며 “여자애들끼리 약간 기 싸움 같은 건 있겠지만 이건 홍대 거리 어딜 나가든 볼 수 있는 흔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관련 소식을 다룬 게시글에 달린 댓글의 90% 이상이 이를 조롱하는 뉘앙스다.
한 네티즌은 “클럽에서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왜 굳이 이런 걸 만들어서 일탈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며 “몇 년만 지나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는데 왜 어른 흉내 내면서 어설프게 따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10시에 문 닫는 거 진짜 웃기다”, “웰치스가 5000원이라니”, “음료수 마시고 맨 정신에 클럽에서 어떻게 춤을 추냐”, “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논다는데 그냥 내버려두자”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