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가서 모히또 한 잔, 당분간 어려울듯" 정정 혼란에 비상사태 선포...여행업계는 조용
외교부 "수도 말레섬 방문 자제 필요"...여행경보 조정 검토 중 / 신예진 기자
인기 휴양지인 몰디브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돼 여행을 가기 위해 계획을 잡은 관광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조치는 내부 정정 혼란에 따른 것으로, 외교부는 관광객의 안전에 유의를 당부했다.
6일 미국 ABC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현지시각 5일 15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선포는 자신에 대한 야당의 탄핵 움직임에 대한 강경 대응이다. 야민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1월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취임한 야민 대통령은 취임 후 반대파 진압에 열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디브 사태에 외교부는 6일 SNS를 통해 “몰디브 정부가 국가 안보와 공공안전을 위해 5일부터 15일 동안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발표했다”며 “우리 국민들께서는 수도 말레섬 방문을 자제해 주시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주스리랑카 대사관, 영사콜센터로 연락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몰디브 여행을 잡아 놓은 관광객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몰디브는 대표적인 신혼 여행지로 꼽힌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행 취소’를 고민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부분 네티즌들은 “본섬이나, 분쟁지에만 접근하지 않으면 된다”며 입을 모았다.
오는 4월 7일에 결혼한다는 예비 신부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혼여행으로 몰디브를 정해놨는데 물거품 되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며 “두 달 동안 몰디브 여행하려 공부했는데, 맙소사”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예비 신부에게 여행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권유했다. 네티즌들은 “말레 시내 쪽만 안 가면 될 것 같다”, “관광객 치안에는 별 문제 없을 거라고 본다”, “리조트 쪽은 괜찮을 것 같다”, “여행사 담당자분이 별 문제 없을 거라고 하더라” 등의 의견을 남겼다.
국내 여행사들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재 몰디브에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곳은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말레섬 정도로 한정돼 있다”면서 “지난 2015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여행객들에게는 거의 영향이 없어 예정대로 여행상품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디브를 취항하는 대한항공도 인천-몰디브 구간을 정상 운행한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혼란은 본섬에서 한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리조트들은 뿔뿔이 다른 섬들에 나뉘어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몰디브 여행경보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외교부 관계자는 "금년 하반기 몰디브 대통령 선거 전까지 비상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시적 여행경보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몰디브 여행경보는 1단계 여행 유의 발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