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흔들린 포항...새벽 규모 4.6 지진 나자 시민들 혼비백산

부상자 총 36명, 보경사 대웅전 벽 금가기도...기상청 재난문자는 6분 30초 동안 '먹통' / 정인혜 기자

2018-02-12     취재기자 정인혜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으로 3개월 만에 큰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일어났다.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로 북구 흥해읍 학천리 한 아파트단지 아래에 해당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36명이 부상을 입었다. 포항역 역무실과 여객 통로 천장에선 타일 20여 개가 떨어졌으며, 포항 보경사 대웅전 벽에 금이 발생했다. 목조 부재 일부도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일부 주민은 이재민 대피소가 있는 흥해체육관에서 머무르고 있다. 포항시는 부상자나 건물 피해 신고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피해 상황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새벽에 발생한 지진에 포항 시민들은 혼비백산했다. 지난해 큰 지진이 지나갔던 터라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한 포항 시민은 “새벽에 잠이 안 와서 폰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이 무너질 정도로 흔들려서 이대로 죽는 줄 알았다”며 “소리 질러서 아들을 깨우고 가까스로 뛰쳐나왔다. 제발 지진이 멈췄으면 좋겠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에서는 규모 4.6이라고 발표했지만, 체감 정도는 더욱 컸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포항 시민 박모 씨는 “새벽에 온 집에 있는 물건이 다 떨어졌는데 작년 지진보다 규모가 작다니 솔직히 안 믿긴다. 체감 정도는 더 컸던 것 같다”며 “경북 제1도시라는 자부심으로 살았는데, 지진이 모든 걸 다 망치는 기분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상청에 대한 비판도 빗발쳤다.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를 지진 관측 6분 30여 초 뒤인 오전 5시 10분께 발송했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재난문자 관련 시스템상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언론사나 유관기관에 지진 관측 이후 100초 안에 속보를 내보내면서 긴급재난문자도 같이 나가야 한다”며 “분석은 평소대로 했지만,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져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매일경제에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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