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고은 시인, 수원 창작공간 떠난다...“일그러진 영웅의 퇴장”

고은재단 "광교산 주민들의 퇴거 요구 부담"...수원시, 고은 시인 기념행사 재검토 / 신예진 기자

2019-02-19     취재기자 신예진
성추행 의혹으로 질타를 받은 고은 시인이 결국 경기 수원시를 떠나기로 했다. 앞서 주민들의 퇴거 요구와 성추행 논란이 함께 불거지면서 거주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수원시는 이날 “고은 시인이 고은 재단을 통해 올해 안에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뜻을 받아들였다. 동시에 시에서 추진하던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 기념 행사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고은재단 측은 “시인이 지난해 5월 광교산 주민들의 퇴거 요구를 겪으면서 수원시가 제공한 창작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이주를 준비해왔다”면서 “자연인으로 살 수 있는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같은 언론은 밝혔다. 고은 시인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수원시가 마련해준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에서 거주해왔다. 앞서 경기 안성시에서 20여 년간 거주했지만, 수원시가 ‘인문학 도시’를 구현하겠다며 고은 시인의 이사를 권유한 것. 이를 위해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전기료, 상하수도 요금 등을 부담했다. 해당 금액만 매년 약 1000만 원이 넘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지난해 5월부터 고은 시인의 퇴거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재산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원시가 고은 시인에게 특별 지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 등 후배 문인을 성추행했다는 불미스러운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수원 지역 여성 단체들도 고은 시인에 대한 시의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다. 고은 시인의 퇴거 소식에 네티즌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며 “수십 년 동안의 성추행 이것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겁하게 숨어있지 말고 국민 앞에 나타나 사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노벨상 후보였던 사람의 말로가 이렇다니”라며 “수원만 떠나는 것이 아닌 문학계를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추하게 늙기 전에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이라고 충고를 전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노벨상을 수상하지 않은 것이 다행”, “평소에 잘했어야지”, “늙어서 이게 무슨 망신”, “집에서 뭘 하길래 전기요금과 상하수도 요금이 매년 1000만 원이 넘지?”, “곱게 늙기도 어렵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