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사형 선고, 집행까지 가능할까...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 보니

'실질적 사형 폐지국' 한국, 사형 선고돼도 집행 가능성 높지 않아…文 "사형 폐지 찬성" 입장 / 정인혜 기자

2018-02-22     취재기자 정인혜
여중생 딸의 친구를 유인·추행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은 우리나라 헌법상 법정 최고형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사형 선고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사형 집행은 검사장이 검찰총장에게, 검찰총장이 다시 법무부 장관에게 사형 집행을 신청하면, 장관이 검토 후 검찰총장에게 사형집행명령을 내리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국내에서 마지막 사형 집행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살인 15명·강도살인 4명·상습강도강간 2명)에 대해 이뤄졌다. 이후 20년 동안 이 같은 절차는 한 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이영학 외의 사형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내에는 이영학을 제외한 총 61명의 사형수가 집행 대기 중이다. 대표적인 사형수로는 1992년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모 씨, 4차례에 걸쳐 사람을 납치하고 토막 살해한 지존파, 부녀자 13명을 연쇄 살해한 정남규, 연쇄살인으로 사형이 확정된 유영철(2004년)과 강호순(2009년) 등이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임모(25) 병장은 최연소 사형수다. 2007년 전남 보성군으로 여행 온 10대 남녀를 태운 후 여성을 성추행하기 위해 남성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고 저항하는 여성도 물에 밀어 죽인 어부 오모 씨는 최고령 사형수다. 이영학 이전에 사형이 확정된 마지막 인물은 대구에서 전 여자 친구의 부모를 살해해 지난 2015년 8월 사형선고를 받은 장모 씨였다고 한다. 사형 집행은 찬반 토론의 단골 소재가 될 만큼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사형이 집행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당시 TV 토론에서 “사형제에 반대한다”며 “사형이 흉악범 억제효과가 없다는 것이 실증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볼 때, 사형제는 점차 폐지되는 추세다. JTBC에 따르면, 1977년 17개국이던 사형폐지국 수는 현재 140개국으로 늘었으며, 존치 국가는 58개국이다. EU(유럽연합)는 사형제 폐지가 가입 요건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법률상 사형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이 전부다. 다만 이 같은 추세와 달리 국민감정은 사형제 찬성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전날 치러진 이영학 재판 소식을 다룬 기사는 물론, 그간 신문 사회면에 실린 흉악 범죄에 관한 기사에 대한 반응이 이를 방증한다.
직장인 오현송(27) 씨는 “피해자 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흉악범들의 인권은 논의 대상에 포함시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당신 가족이 이런 일을 당해도 용서하고 사형 반대를 외치겠냐’고 꼭 물어보고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