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애완동물도 의료보험 된다는 것을
미용, 성형, 전염병 예방에 적용...임신, 출산은 보상 안돼
2014-06-13 취재기자 하다빈
애완동물 수가 1000만을 넘었고, 올해 1월 1일부터 반려 동물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이색보험으로 등장했지만 수요가 적어 유명무실했던 애견 보험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반려 동물 등록제는 애완동물을 의무적으로 해당 시군청에 등록하도록 한 제도로써, 동물 소유주는 각 지역의 등록 대행업체를 통해 애완동물을 등록해야 한다. 이 제도에서 읍면 및 도서 지역은 제외되며, 애완동물을 등록하지 않은 소유주에게는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각종 보험 회사는 다양한 애완동물 관련 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 보험’의 경우, 만 6세까지의 강아지만 가입 가능하다. 보험료는 만 1세 순종 말티즈를 기준으로 1년 기준 49만 7,000원이며 가입 조건에 따라 요율이 변경될 수 있다. 이 보험은 개의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진료비, 개로 인한 손해 배상에 대해 한 사고 당 100만 원씩 1년에 500만 원 한도 내에서 보장한다. 그러나 이 보험은 미용, 성형, 예방, 치료 외의 목적으로 쓰이는 약품, 임신 출산 관련 비용 등은 보상하지 않는다. 이 보험은 강아지의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치료비의 경우, 자기 부담금 1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의 70%를 보상한다. 타인이나 타인의 동물을 다치게 했을 경우에는 자기 부담금 10만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의 100%를 보상한다. 만약 수술비가 100만 원이 나왔다면, 자기 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한 99만 원의 70%인 69만 3000원을 보상받는 것이다.
이 보험은 출시된 지 2개월만에 120마리의 강아지가 가입했지만, 비싼 보험료 탓에 한동안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반려 동물 등록제가 시행됨에 따라 다시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삼성화재 측이 밝혔다.
말티즈를 키우고 있는 우모(27) 씨는 강아지 수술비와 약값으로 총 70만 원이 넘게 나왔지만, 자기 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하고도 70%를 보상받아 50만 원을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받았다. 그녀는 진료 내역서와 영수증만 우편으로 보험회사로 보냈으며, 보험 회사가 다음 단계를 처리하고 문자로 친절히 보상되는 금액을 알려주어서 만족했다.
강아지의 귓병으로 인해 병원을 여러 번 방문했던 안모(25) 씨는 한 번 병원을 갈 때마다 4만 원 이상이 들었는데, 나중에 한 번에 모아서 우편으로 영수증을 보험회사로 보내 보험금을 받았다. “없던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병원비를 받으니 그래도 제가 부담한 금액이 적은 셈이어서 좋아요”라고 안 씨는 말했다.
이렇게 애견 보험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부 애견 보험들은 각종 약품이나 임신과 관련된 비용을 보상하지 않는 조건이 있으며, 보험료도 비싼 편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있다.
강모(20) 씨는 애완견을 두 마리나 기르고 있지만, 애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보험료에 비해 보장성이 취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에 가입하려면 두 마리 모두 가입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보험료가 너무 부담돼요. 또 강아지를 기르다 보면 이런 저런 약들도 사야할 일이 많은데, 그 때마다 보험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굳이 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윤모(22) 씨도 애견 보험에 들고 싶지만, 미용 관련 비용은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망설인다. 윤 씨는 “제가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보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강아지에게 미용 목적으로 가장 많이 돈을 쓰는 저에게는 꼭 필요한 보험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개가 사람에 비해 질병 발생 빈도수가 높고, 애견 병원비가 사람에 비해 3~4배 비싼 것을 감안하면 현재 보험료는 비싼 편이 아니라고 답했다. 특히, "여러 상해와 질병이 보장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몇 가지 빠진 항목들만 보고 보장이 잘 안 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 안 결과다”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