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폭력 뿌리 뽑자’ 국민 88.9% '미투 운동' 지지
63.5%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캠페인 될 것"응답..."2차 피해 낳는다" 언론 보도 방식엔 불만 / 조윤화 기자
2019-02-27 취재기자 조윤화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시발점이 된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이 문화예술계, 언론계, 정치권, 대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 88.6%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20~50대 성인남녀 1063명을 대상으로 미투 운동 및 성폭력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9.9%의 응답자들은 미투 운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8.6%의 응답자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와 ‘관심 없다’는 각각 5.5%, 5.9%로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 정도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미투 운동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응답자 중 여성(38.6%)이 남성(27.2%)보다 11.4%p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한 942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61.7%로 가장 높은 동의도를 보였다.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밝혀지고 그들이 정당한 처벌이나 징계를 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44.4%)’,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미 공개한 사람들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용기에 힘입어서(39.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성 추문 피해 사실 폭로와 관련해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사장의 성폭력’은 95.1%로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언론 보도로 접한 사례로 확인됐다. 그 다음으로는 이윤택 예술 감독의 성폭력(84.1%), 미국 여배우들이 폭로한 제작자 등의 성폭력(79.7%), 최영미 시인이 폭로한 문단에서의 성폭력(75.2%)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언론이 미투 운동을 조명하는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보였다. 앞선 모든 사례를 언론을 통해 접한 적이 없다고 답한 19명을 제외한 1044명을 대상으로 언론이 미투 운동을 다루는 방식이 어떠한가에 대해 질문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동의한다고 밝힌 항목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부각시키는 등 피해자의 인격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음’(75.3%: 매우 동의 22.5%, 약간 동의 52.8%)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응답자들은 미투 운동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라 예상했다.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피해자들이 점차 늘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될 것 같다고 예측한 응답자들이 63.5%로,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겠지만 일시적 유행처럼 지나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36.5%)과 비교해 27%p 더 많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며 젠더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수단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