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이 된 총신대...총장 퇴진 촉구 학생들 농성,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치

박노섭 총신대 재단 이사, 18일 오전 사퇴 선언 "내 능력 밖의 일" / 신예진 기자

2018-03-18     취재기자 신예진

서울 총신대학교 학생들과 학교 측이 부른 용역업체 직원들이 지난 17일 충돌해 학교가 아수라장이 됐다.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1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학생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의 충돌은 지난 17일 밤 10시 50분쯤 발생했다. 학교 직원들과 용역업체 직원 40명이 학생 30명이 점거하고 있는 종합관 전산실 진입을 시도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박노섭 총신대 재단 이사가 전산실 문을 쇠파이프로 내려치고, 용역업체 직원이 사무실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일부 학생들은 용역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을 하다 다치기도 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충돌 과정에서 형사 입건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하자, 결국 18일 새벽 1시쯤 경찰이 중재에 나섰다. 용역업체 직원은 종합관 1층에서 학생들과 대치 중이다. 계약기간이 남았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노섭 이사는 박재선 재단이사장에게 용역 철수를 요청했으나 재단 이사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박노섭 이사는 이날 오전 6시 40분쯤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학생들 앞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했다”며 “그러나 내 능력 밖의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재단이사로 있다 한들 총신을 위해서 할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박 이사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이사는 조만간 사퇴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총신대 내분이 격화됐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학교 측이 학생들의 진압을 위해 용역 직원들을 투입한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학생들에게 용역 직원을 보내는 학교는 미래가 없다”며 “비리 총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들은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신대 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 학생은 “저희는 지금까지 불의에 외롭게 맞서 싸우고 있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게 저희에게 관심과 힘을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들은 누굴 의지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절망했다.

한편, 김 총장은 뇌물 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 2016년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에게 부총회장 후보가 되게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2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김 총장이 배임증재뿐 아니라 교비 횡령, 뇌물공여 및 수수 등의 혐의로 고소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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