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는 개도 안걸려?,,,"천만의 말씀"
에어컨 바람에 감기 몸살환자 속출, 병원은 문전성시
2015-08-08 취재기자 손병준
대학생 김모(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얼마 전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한여름에 김 씨가 감기에 걸린 이유는 바로 에어컨이다. 김 씨가 아침에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갈 때도,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에도, 점심을 먹는 시간에도, 그리고 자격증 학원에서 공부할 때까지도 에어컨이 김 씨와 하루 종일 함께했다. 김 씨는 시간이 갈수록 몸에 소름이 돋고 추위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런 생활이 한 달 내내 지속된 끝에 결국 김 씨는 냉방병에 걸리게 됐다.
이처럼 김 씨와 같이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 때문에 냉방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실내에 오래 머무는 대학생, 직장인들이 주로 냉방병에 걸리는데,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냉방병은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시작해서 심해지면 몸살과 전신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냉방병은 냉방이 된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한 상태에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올해 전력 사정이 좋은 편이라 에어컨이 과거보다 시원하게 작동되는 직장이나 학교가 많다보니 냉방병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김 씨는 대학생인 관계로 냉방병으로 공부에 지장을 받았다. 그는 “토익 시험을 치를 때 콧물이 계속 나와서 고생했다. 듣기 시험 중에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남에게 방해될까봐 시험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배모(27, 부산시 사하구) 씨도 회사 내의 에어컨 바람에 냉방병을 앓았다. 그후 배 씨는 여벌로 긴팔 옷을 꼭 챙겨 다니고 있다. 배 씨는 “다른 여름보다 시원해진 에어컨을 줄려달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냉방병으로 생리에 문제가 생긴 사람도 있다. 여대생 최모(24, 부산시 동래구) 씨는 감기몸살 같은 냉방병 증상은 심하지 않았으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는 증상을 겪었다.
시내버스 안에서는 에어컨 바람을 오래 맞아 고통스런 사람이 에어컨을 꺼달라고 버사 기사에게 고성을 지르는 사람이 생기는가 하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에어컨 바람을 세게 트는 것이 잘못인지 여벌옷을 안 들고 다니는 사람이 문제인지로 논란이 벗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비인후과는 때 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이비인후과에는 하루에 냉방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20명이 넘는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냉방병 내지는 여름 감기에 많이 걸리고 있다. 해운대의 한 이비인후과 병원 김모 원장은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 사용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물을 자주 마셔 몸이 건조해 지는 것을 방지하고, 잠을 잘 때에는 이불을 복부에는 덮고 자야 좋고, 외출할 때에는 긴팔 옷을 챙겨 다니는 게 좋다”고 말했다.